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체류 단속이 이뤄지면서 한국인 근로자가 체포됐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의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약 450명을 체포했다.

이 중에는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한국에서 출장 온 직원 30명 이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한국인 직원들은 단기 체류용 무비자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입국해 근무한 사실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STA는 관광·단기 체류 목적에 한해 허용되며,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규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 중"이라며 "통역 및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향후 HL-GA 공장 공사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며,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산업계는 정확한 혐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사건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 이미 공장을 완공했거나 장기간 사업을 운영 중인 기업들은 비자 문제를 철저히 관리해 온 만큼 당장의 큰 불안 요소는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내 비자 심사와 불법체류 단속 강화로 인해 단기 출장을 포함한 인력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