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디지털 자산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경영혁신부문대표 전무는 7일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디지털 자산과 AI(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미래 과제로 꼽으면서 "디지털 자산과 토큰화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토큰증권을 비롯한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등 디지털 자산 사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자산 발행부터 투자, 결제, 정산까지 블록체인으로 구현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지난해 말 STO(토큰증권) 1단계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
최근에는 디지털 자산 전담 조직인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본부 단위로 격상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였다. 해당 본부는 디지털자산 분야 전략 구상부터 사업 실행까지 전 과정을 맡게 됐다. 전문 인력 확충과 조직 확대도 꾸준히 추진될 예정이다.
이강혁 전무는 "디지털 자산 제도가 도입되면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한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올인원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변화는 기존 증권사들에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큰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컨퍼런스콜 질의응답 전문.
Q. 6월 디지털 자산 기본법에 이어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디지털 자산 전담 조직을 필두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등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에 관한 관점과 대응 전략은?
A. 법안이 발의됐지만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제도 도입 방향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정책 대응 방향을 확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토큰증권·스테이블코인·가상자산 현물 ETF 등의 제도가 도입되면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그 어느 회사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금융위원회에서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직후 즉시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고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거래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는 이를 고도화하기 위한 작업 중이다.
가상자산 현물 ETF 관련해서도 해외 계열사 글로벌X 등 계열사들이 현지에서 발행, LP(유동성 공급자) 업무를 진행 중이다. 경험과 노하우가 이미 쌓여 있다. 발행이 허용된다면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 유리한 지위를 선점할 것으로 판단된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대부분 자산들이 토큰화돼 거래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준비 중이다.
Q. 앞서 인도 시장에서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WM, IB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세 이슈로 인도 증시도 올해 들어 변동성이 일부 확대됐는데 관련 동향은 어떤가?
A. 최근 관세 부과 등의 이슈가 있었지만, 현재 증권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인도 증권위원회의 규제다. 지난 1월 인도 증권위원회가 선물 옵션 시장에 관한 현지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의 여파가 브로커리지 위주 증권사 수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당국의 규제가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보이지만, 시장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목소리들을 반영해서 인도 당국에서도 완화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도 증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수 산업이 견고하고 기업 실적도 양호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Q. 셰어칸 법인 등 최근 인도 사업 현황은 어떤가?
A. 인수 완료 후 상반기는 PMI 작업과 IT 디지털 인프라 관련 투자에 주력했다. 비용 이슈로 크게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존 온·오프라인 브로커리지 위주 사업에서 종합 자산관리(WM)과 IB(기업금융)을 포함한 종합 증권사로서의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해외 법인 수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과거 대우증권 합병 과정에서 발생했던 자사주가 상당 부분 쌓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자사주 정책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관련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A. 대우증권 합병으로 보유한 합병 자사주가 현재 1억1000만주가량이다. 하지만 합병 자사주 소각은 자본금 감소가 따르고 주주총회에서도 특별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배당 가능 이익 취득 자사주 소각과는 차별점이 있다.
현재 자사주 소각에 대한 상법 개정이 정부와 정치권 중심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미래에셋증권은 법 개정 추이를 지켜보면서 주주들에게 중장기적으로 가장 유리한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