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북미·유럽 등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인력 효율화를 검토하한다는 예상이 나왔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고객사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맞물리면서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을 꺼내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삼성SDI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헝가리, 중국 등 주요 해외 생산거점에서 수천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기간 내 집단 구조조정보다는 일정 기간 동안 감축이 이어지는 방식이 유력하다. 감축 범위와 시기는 법인별 경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해외 법인의 실적 부진이 이번 조정 검토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3조1794억원, 영업손실 3978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2% 줄었다. 특히 BMW, 스텔란티스 등 북미·유럽 지역 주요 고객의 전기차 판매가 줄면서, 해당 지역 공장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BMW는 2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21.2% 감소했고, 스텔란티스도 같은 기간 10%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16.0GWh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고, 글로벌 점유율도 4.7%에서 3.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배터리 사용량이 504.4GWh로 37.3%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인 위축이 더 뚜렷하다. 이는 유럽과 북미 지역 주요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발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미 법인의 부진은 정책 수혜 측면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SDI의 북미 현지 생산에 따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액은 2분기 기준 664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4908억원, SK온은 2734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법인별 상황에 따라 인력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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