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가품 병행수입 의류를 판매했다는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데 이어, 최근 병행수입 패션 상품을 행사 품목으로 판매해 눈길을 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정품 여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마트는 수입 신고 필증 등 서류를 확인해 이번 행사는 관련 우려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5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부천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브랜드 A.P.C.(이하 아페쎄)의 'COFBT T-SHIRT'를 행사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해당 제품은 정상가 대비 약 50% 낮은 가격에 책정됐으며 '병행수입 상품'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병행수입'은 공식 수입사가 아닌 제3자가 해외에서 정품을 구매해 들여오는 방식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제조사로부터의 품질 보증이나 A/S 제공이 제한될 수 있고 유통 과정에서 정품 검증 절차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가품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동시에 정품 여부를 우려하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소비자는 "해당 상품은 정가가 10만 원대 초반 수준이지만, 신세계포인트 할인을 적용하면 5만9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며 "평균 시세 대비 절반가량 저렴해 정품 여부가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트레이더스가 과거 가품 병행수입 의류 판매로 논란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병행수입 상품은 유통 구조상 정품 검증이 어려워 가품 우려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그간 몇차례 가품 의혹에 휘말려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지난 2023년 말에는 트레이더스 점포 6곳에서 약 두 달간 판매된 몽클레르 패딩 상품 가운데 일부가 가품으로 의심되자, 해당 상품을 전량 회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협력사가 병행수입한 스트리트 브랜드 '스투시' 상품이 가품으로 확인되면서, 이마트는 전액 환불 조치와 함께 함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이마트 관계자는 "가품 논란이 불거진 스투시 제품은 매장 내외 행사 공간에 입점한 협력사가 직접 판매한 상품"이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협력업체 행사 상품에 대해서도 품질 관리와 검수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후 이마트는 이후 병행수입 협력사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TIPA 및 AI 스타트업 피노키오랩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도입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A.P.C. COFBT T-SHIRT 2종 병행수입 상품은 이마트가 자체적으로 직매입한 상품"이라며 "정가 10만9800원 제품은 현재 5만9800원에, 15만9800원 제품은 10만9800원에 이월 상품으로 할인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신고필증과 통관 인증 서류를 모두 확인한 만큼, 가품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 업체들 특성상 가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며 "이마트'라는 브랜드를 보고 병행수입 상품을 구매하는 만큼 소비자 신뢰 확보에 힘 써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