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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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 우선주의 배당의무 최저기준을 낮추는 정관 변경 안건이 정기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현재 우선주가 없는 DB금융투자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레버리지비율 개선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DB금융투자는 25일 서울시 여의도 DB금융투자빌딩에서 열린 제4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종류주식에 관한 규정 개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 정관에 따르면 무의결권 배당우선 주식(우선주)은 액면금액을 기준으로 연 3% 이상의 범위에서 이사회가 정한 우선비율에 따른 금액을 현금으로 우선 배당한다고 돼있다. DB금융투자는 해당 내용을 액면금액 기준 연 1% 이상 범위로 하향 조정했다. 우선주 배당의무 최저 기준을 완화한 셈이다. 

DB금융투자는 현재 발행한 우선주가 없어 보통주를 보유한 기존 주주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관 변경 건은 주총에서도 큰 반대없이 통과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정관 변경이 우선주 발행을 위한 사전조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주 발행 시 최소배당 부담을 낮춰 현금흐름 유출 압력을 완화하고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RCPS 발행을 준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DB금융투자의 지난해 레버리지비율은 808.9%로 2023년에 비해 39%p 상승했다. 레버리지비율은 자본대비 부채 비율을 의미하는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인 1100%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1년 사이 자본이 거의 늘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가 5%가 증가해 조만간 자본확충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대신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어 대신증권처럼 RCPS를 발행한 후 수년 내 상환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19억원로 전년 대비 190%, 당기순이익도 529억원으로 323%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3년 1.1%에서 지난해 4.5%로 크게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9월5일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곧바로 보통주 유상증자를 단행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평균 상회, 주주환원율 매년 40%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RCPS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더라도 결국 부채의 성격을 띠고 있고, 향후 전환권이 행사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배당 하한을 낮췄지만, 현대차증권처럼 배당 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이 우선주 배당을 상향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특별히 지금 당장 (우선주 발행 등) 계획은 없다"면서도 "업황 전반을 참고하면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 있어 정비 차원에서 진행한 안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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