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본사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본사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선 가운데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 소액주주연대(주주연대)가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현대퓨처넷이 현대홈쇼핑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주식 가치가 낮게 평가될 우려가 있어서다. 

24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현대퓨처넷 소액주주연대는 주주 인증을 거친 318명으로부터 현대퓨처넷 주식 584만6738주(23일 기준)를 모았다. 이는 지분 5.24%에 해당한다. 현대백화점 주주연대 결집률(0.35%), 현대홈쇼핑(0.26%)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현대퓨처넷 소액주주연대는 앞으로 지분 5% 이상 대량보유보고 사항을 공시하고,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이 지분 교환을 통해 현대퓨처넷 지분율을 끌어올리면서 양사 합병 가능성이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24일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현대퓨처넷 주식 3145만9590주(지분 28.5%)를 매수한다. 주당 거래금액은 이날 종가(3575원) 대비 20% 할증된 4290원으로 약 1350억원 수준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53만4810주(5.9%)를 280억원, 현대백화점은 2492만4780주(22.6%)를 1069억원에 현대홈쇼핑으로 넘긴다.

이번 지분 매수로 현대홈쇼핑의 현대퓨처넷 지분율은 기존 50%에서 78.5%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2027년 3월까지 '현대지에프홀딩스(지주사)-현대홈쇼핑(자회사)-현대퓨처넷(손자회사)-현대바이오랜드(증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해야한다.

지주사 체제에서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하는데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의 현대바이오랜드 보유지분이 35%에 그친다. 지배구조를 완성하려면 현대퓨처넷이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65%를 매입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현대홈쇼핑이 현대퓨처넷 지분을 공개매수해 합병하거나 현대바이오랜드를 매각하는 방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공정한 합병 비율과 합병 후 보상 체계를 요구하겠다는 게 소액주주연대의 입장이다.

현대퓨처넷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현대퓨처넷과 현대홈쇼핑의 합병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단체행동 예고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연대할 예정이며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사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퓨처넷과 관련된 공개매수, 합병, 상장폐지 등 어떠한 지배구조 개편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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