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가 신규 설비투자 여파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30.7%로 2023년 12월(205.7%)보다 25%포인트 높아졌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45.9%에서 46.8%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9조424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업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의 연간 영업이익은 2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2%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가 HD현대오일뱅크의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지난 10일 등급 변동 검토 요인으로 재무 부담을 꼽았다.

신규 사업 확장 및 대규모 설비 운영에 따른 설비투자(CAPEX), 배당금 지급 규모 등이 현금흐름과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주력 사업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창출과 현대오일터미널 지분 매각(2021년, 대상 지분 90%, 매각대금 1800억원)에도 불구하고 2019~2022년 총 3조4000억원 규모의 HPC 설비 투자, 2021년 이후 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LNG 발전소(HD현대이앤에프), 수소,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사업 등과 관련된 투자지출이 계획된 가운데 HPC 설비의 투자성과 지연 등이 단기적인 차입금 감축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투자지출과 일부 사업부문의 현금창출력 약화로 단기적인 재무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투자 확대 등에 따라 CAPEX 소요가 증가함에 따라 재무 부담이 확대됐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3470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도 현금흐름상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회사가 제시한 투자계획 등에 따르면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된 이후에는 잉여현금창출을 통한 재무 부담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유를 도입해 석유 및 화학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사업구조 상 상당 규모의 재고자산 부담이 발생하며, 원유 및 석유제품의 가격 등락으로 인한 운전자금의 변동성이 큰 편이다.

운전자금 축소,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얼마나 가시화될 지가 신용등급 변동의 핵심 포인트인 셈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경제성이 높은 원유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정제마진이 높은 제품 위주의 운영을 통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24년 4분기부터 글로벌 정제 마진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2025년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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