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너빌리티가 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및 설계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를 공급할 이번 사업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를 활용해 345메가와트(㎿) 규모의 SMR 1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SMR 개발 업체로 차세대 SMR 상용화 기술 중 하나인 소듐냉각고속로(SFR) 노형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를 활용해 345메가와트(㎿) 규모의 SMR 1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주기기를 공급한다. 내년부터 원자로 보호용기, 원자로 지지구조물, 노심동체구조물 등 주기기 3종에 대한 제작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미국 에너지부 자금 지원을 받아 2030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미국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와 SMR 주기기 제작 관련 계약을 맺었다.
차세대 원전기술로 꼽히는 SMR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장치를 원자로 하나에 넣어 크기를 줄인 소형 원자로다. 기존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용량이 20분의 1 수준으로 적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3월 경남 창원에 SMR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여의도 1.5배에 달하는 430만㎡ 면적에 쇳물 주조부터 원전 설비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는 글로벌 원전 시장이 향후 SMR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 배출이 적고 비용과 건설 기간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은 이유에서다. 세계원자력협회는 글로벌 SMR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8조5000억원에서 2035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SMR은 러시아와 중국에 총 3기에 불과하며, 약 18개국에서 70여개의 모델이 개발 중이다. 2030년 전후로 상용화 예정인 SMR의 최초 호기를 어떤 기업에서 개발하고, 수주 파이프라인까지 구축하는지가 관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친원전 정책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 SMR 시장 확대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시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에너지정책에서 자립을 강조하는 만큼 러시아를 배제하는 방향은 유지될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과 빅테크의 SMR 투자 기조를 고려할 때 SMR의 선호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원전 정책의 불확실성은 변수로 꼽힌다. 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원전 산업에 힘을 실어주던 정부가 사실상 마비된 격이라 두산에너빌리티의 타격이 크다.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매각해 원전 사업 설비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15년에서 20년의 사업 계획을 좌우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안정적 실행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많은 회사가 참여하는 한국형 SMR 프로젝트 'iSMR'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강국에서 손바닥 뒤집듯 탈원전을 선언하고, 또다시 원전의 시대로 회귀했다가 다시 정권이 교체돼 탈원전으로 가게 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돌이킬 수 없는 원전 사업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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