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국내 클라우드 시장 매출 1위 사업자인 KT클라우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등에 업고 또 한 번 도약에 나선다.

지난 23일 KT클라우드는 내부 조직개편을 통해 M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김승운 본부장을 신임 MS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김승운 본부장은 KT서 IT부문 인프라서비스 본부장, KT클라우드 IDC본부장을 역임했다. KT클라우드의 이번 조직개편은 클라우드관리서비스공급자(MSP)로의 영역 확장을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KT클라우드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DC)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했다. 클라우드본부장으로는 SK C&C 오픈소스 데이터 플랫폼 아키텍트를 거쳐 카카오에서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부문장을 지낸 공영준 본부장을 영입했다. 또 데이터센터본부장에는 LG CNS서 26년간 근무한 허영만 본무장을 선임했다.

KT클라우드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MSP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MSP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와 이용 회사를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CSP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KT클라우드 등이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 앞서 지난 6월 KT는 MS와 1억2000만 달러(약 1658억원)에 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5년간 내부 시스템 일부 전환을 비롯해 공공·금융·교육 등 외부 사업 확장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사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회사는 기존 CSP 사업과 더불어 애저를 통한 MSP 사업을 병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업으로 KT클라우드는 외형성장과 질적성장을 동시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KT클라우드는 AI·클라우드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 확장을 강조한 김영섭 대표 체제아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클라우드의 2023년 매출액 6783억원, 영업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3553억원을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6.8% 성장한 20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회사의 성장세와는 달리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도 제기돼 왔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클라우드 사업이 아닌 데이터센터의 IT인프라를 제공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T클라우드는 전국 14개 IDC를 보유한 국내 1위 IDC 사업자지만, 클라우드 점유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KT의 국내 클라우드 이용 비중은 △AWS(60.2%) △애저(24%) △GCP(19.9%) △네이버클라우드(20.5%) △KT로 집계됐다.

이런 의미에서 MS와의 협업은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KT는 국내 2위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 본격적인 MSP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MS는 오픈AI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합 상품 판매를 통한 B2B 사업 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MS 또한 KT가 보유한 IDC 등 국내 인프라에 힘 입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KT 관계자는 "회사는 올해 클라우드 관련 기술본부를 설립하는 등 CSP 원천 기술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라며 "이번 MS의 협업은 CSP 기술력을 갖추고 MSP 사업을 병행하는 '멀티 클라우드' 사업 역량을 갖추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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