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사진=DGB금융지주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사진=DGB금융지주

전국구 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가 차기 행장 선출에 돌입한다. 황병우 행장은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DGB금융 회장직과 겸직을 결정했다.

iM뱅크는 시중은행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그간 금융당국이 건전한 지배구조를 강조한 만큼 새로운 인물이 수장을 맡으리란 예측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오는 27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소집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개시한다.

황병우 행장은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당국이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 따른 절차다.


시중은행 영향력 확대 위해 겸직 필요


DGB금융은 올해 3월 차기 회장에 황병우 회장을 선임하고 남은 은행장 임기 동안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동시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앞두고 섣불리 은행장을 교체할 경우 똑같이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업무 차질을 우려해서다.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아직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있는 만큼 안정에 중점을 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황 행장이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김 전 회장과 발을 맞춘 점도 연임이 예상되는 요인 중 하나다.

iM뱅크는 출범 이후 디지털 기반 전국구 은행을 경영 전략 중 하나로 삼았는데 이는 김태오 전 회장이 2019년 전국구 도약을 목표로 iM뱅크 앱을 개편했을 때 내세운 전략이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한 사례는 금융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김태오 전 회장도 약 2년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함께 맡았고 윤종규 KB금융지주 전 회장도 2014년 은행장을 겸직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는 2008년 KB국민은행 지주사 전환, 2018년 우리금융 지주사 전환 당시에도 불거진 문제다.

당시에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사 회장이 따로 필요하다는 의견과 인사권 남용을 위해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었으나 회장과 행장 겸직이 효율적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문턱을 넘긴 했으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황 행장이 겸직하는 게 효율적이란 분석이다.


당국 눈치에…실적 개선 위한 파급 인사 관측도


새로운 행장을 선임하리란 예측도 있다.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지배구조와 승계 과정에 말을 보탠 만큼 겸직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를 두고 "모범적인 승계를 기대한다"며 장기 집권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DGB대구은행 당시 일부 영업점 임직원이 고객 몰래 계좌 1662개를 개설하는 등 내부통제에도 문제가 있었던 만큼 행장직은 내려놓을 거란 분석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 파격적인 인사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iM뱅크는 기업금융 영업에 집중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금융 공기업 퇴직자 대상 기업금융전문(PRM) 채용을 이어오고 있다.

내점 고객이 적어 영업점을 1층 혹은 넓은 공간에 낼 필요가 없으니 임대료를 아끼고 경력직을 채용에 찾아가는 영업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iM뱅크는 첫 점포인 원주점 지점장에 외부 인력을 앉히는 등 다양한 시도를 보이는 만큼 새 행장에도 숫자에 능한 전문가를 앉힐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iM뱅크 내부에서는 실적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5월 시중은행 전환을 마쳤는데 한두 분기 만에 실적이 좋아지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내부적으로는 1년 정도는 지나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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