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번.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구글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를 언급한 횟수다.
AI는 4차 산업혁명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기술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생성형 AI 경쟁력은 굳건하다.
27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서도 AI 열풍이 뜨거웠다.
이번 핀테크 위크에 참여한 금융지주 부스가 가리키는 방향은 모두 비슷했다. AI다. 생성형AI의 시대가 금융권에도 불어닥쳤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KB금융, 증권·은행 이어 이미지 생성까지

KB금융 부스는 'KB의 AI 트랜스포메이션(AX)'를 주제로 부스를 꾸몄다.
먼저 명령에 맞춰 KB금융 캐릭터 '키키'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생성형 AI를 체험할 수 있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 선 키키', '꽃밭에서 산책하는 키키' 등 수십 가지 예시가 있었고 음성으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도 있다.
KB금융의 AI 관리 프로세스 관련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KB금융은 △신뢰성 △재산가치 △공정성 △투명성 △프라이버시 △보안성 등 6개 정의를 바탕으로 AI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생성형 AI 'Chat GPT'를 활용해 즉각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KB증권 'Stock AL', 마이데이터와 AI를 접목한 KB국민은행 'AI 포트폴리오' 등이 눈에 띄었다.
'AI 포트폴리오'는 기존 시장 지수와 개인 펀드 보유 현황 등을 학습해 고객 투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고 3개월이 지났거나 추종 지수가 5% 이상 등락할 경우 리밸런싱 알림을 보낸다.
신한투자증권·기업은행, 내부에서 생성형AI 활용

신한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만들어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경조사 등 사규 관련 질문이 생겼거나 특정 업무 담당자를 찾아야 하는 경우 AI챗봇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망분리 규제로 외부 생성형 AI를 끌어올 수 없어 모두 내부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개발이지만 단순 경영 지원뿐만 아니라 한국어-영어 번역도 가능하다. 일반 생성형 AI처럼 '스페인 여행 일정', '간단한 크롤링 예제', '업무 인사말' 등 '심심이' 기능도 탑재했다.
사규 등 내부 질문의 경우 근거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신한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IBK기업은행도 내부 직원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 중이다. 문자·음성 분석 AI 플랫폼 'WIGO'와 손을 잡고 상담 직원용 챗봇을 만들었다.
고객 통화가 실시간으로 문자 변환돼 화면에 나타나고 고객에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경우 챗봇에 질문하면 된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고객 상담 수준을 고도화하고 상담 직원 업무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외국인손님 이용도 AI로 '이상 무'

하나금융지주 부스에서는 38개 언어를 지원하는 번역 플랫폼 '플리토'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사용하는 언어로 질문을 하면 투명 디스플레이에 즉각 번역이 제공된다. 은행 창구 직원이 한국어로 대답해도 선택 언어로 번역해 답변을 준다.
플리토 관계자는 "은행에서 사용하는 업무 용어 등이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서비스 협업 계기를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그리는 금융생활의 미래

우리은행은 금융환경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미래 스마트홈으로 꾸민 거실에 앉으면 TV로 금융비서가 나타나 투자정보를 알려주고 포트폴리오 재배치 방향을 제안한다.
주식 가격 하락으로 자산 평가금액이 바뀌었다면 알려주고 시장 환경에 맞춰 채권 비중을 늘리라고 제안하고 조정까지 대신 한다.
스마트 글라스가 설치된 파우더룸으로 이동하면 개인비서가 나타나 일정을 알려준다. 이달 뉴욕 출장이 예정돼 있는데 보유 미화가 부족하다면 환전도 진행한다.
환전도 단순 진행이 아니라 이전 출장에서 어느 정도를 사용했는지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일정에 따라 어느 정도 금액을 환전하라고 제안하고 출국 이후 근처에 현금인출기(ATM)가 있는 경우 알람을 보내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여기까지 발전하지는 않았으나 초개인화된 금융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꾸몄다"며 "소비패턴 분석과 해외 출국 시 인근 ATM 알람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농협금융 "반려동물 건강·주식 관리도 AI가"

NH농협금융지주 부스에서도 생성형 AI를 만날 수 있었다. 기능은 △내게 맞는 카드 추천 △내가 만드는 AI은행원 △해외에서 사진찍기 등이다.
'해외에서 사진찍기'를 선택하면 농협은행 해외 지점 혹은 사용자 명령어에 따른 배경을 제공한다. 즉석에서 고객 사진을 찍고 화면과 합성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기능이다.
'AI 기반 반려동물 라이프케어 서비스'도 인기였다. 반려동물 사진 한 장으로 250만 개가 넘는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반려동물이 가진 질병을 분석하는 서비스로 하반기 올원뱅크 탑재 예정이다.
NH투자증권도 오는 9월 앱 내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트를 분석해주는 '차분이'다.
차분이는 △매매전략 △가격패턴 △거래량 변화 △기술적 지표 등 정보를 투자자가 알기 쉽도록 정리해 안내한다.
특정 주식의 1차 지지선, 2차 지지선 등 초보도 즉각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사용자가 선택한 지표에 맞춰 실시간 정보 분석이 이뤄진다.
NH투자증권은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GPT-4o) 및 멀티 모달(Multi Modal, 관계성 학습) 기능을 활용해 이미지를 분석해 설명문을 생성하는 기술로 이달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