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이 연일 뜨거운 감자다. 라인야후가 서비스 중인 메신저앱 '라인(LINE)'은 이미 일본 국민 80%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금융·쇼핑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포기하게 된다면, 라인을 통한 글로벌 사업이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약 52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부터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야후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일본 총무성은 3월과 4월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으며,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된 라인야후의 최대주주(63.56%)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회사 A홀딩스다. 두 회사는 A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만약 소프트뱅크 지분이 단 한 주라도 늘어난다면, 네이버는 경영권을 잃게 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는 라인야후를 자국 기업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흔들리는 네이버의 글로벌 및 미래 산업 전략
지분 매각을 통해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면,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도 변경 및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라인야후가 서비스하는 메신저 앱 라인은 일본에서만 월간활성이용자(MAU)가 9600만명에 달하며, 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1억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야후는 일본 내에서도 수십 개에 달하는 자회사로 △페이페이(간편결제) △조조·아스쿨(이커머스) △데마에칸(배달) 등의 사업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선도해 왔다. 또 라인야후의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은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를 완전자회사로 두고 있다. 즉, 라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사업은 글로벌 사업을 위한 교두보인 셈이다.
또 네이버의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의 기술이 탈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Z중간글로벌은 전세계 3억명이 이용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운영사인 네이버제트 지분 18.8%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는 네이버의 AI 사업을 주도하는 스노우의 지분 10%를 갖고 있다.
경영권 탈취 야욕 드러낸 소프트뱅크, 네이버는 여전히 "협상중"
소프트뱅크 측은 사실상 라인야후의 경영권 확보 방침을 공식화한 상태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결산설명회에서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 변경을 위해 네이버와 협의 중이다"라며 "오는 7월1일까지는 합의안을 도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라인야후의 유일한 한국인 이사였던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를 경질했으며, 네이버와의 위탁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10일 공식 입장을 통해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해 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5일 대통령실은 "라인야후가 오는 7월1일 일본 정부에 제출할 조치 보고서에는 지분 매각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대통령실의 발표 이후에도 지분 매각을 포함한 협상을 진행 중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