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정부 합동 마약범죄특수본이 출범한지 1년을 맞았다. 그 사이 적발된 10대 단속 사범은 235% 증가했고 일반 마약 사범은 46% 늘었다.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란 것은 이제 옛말에 가깝다. 일부 고위층의 일탈 행위를 넘어 10대들의 일상을 침범하고 있는 마약 문제는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 됐다.
13일 특수본에 따르면 본부가 출범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2만8527명으로, 2022년 4월부터 작년 3월까지 적발된 1만9442명에 비해 46.7% 증가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총 15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463명보다 234.9% 증가한 수치다. 물론 이전에는 특수본이 가동되기 전이었으나, 절대적인 수치로 보더라도 1551명이 적은 숫자는 아니다.
10대들이 주로 취급하는 약들은 향정신성 계열이 가장 많다. 지난 달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년도 1~10월에 검거된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범은 1099명으로 전체의 93.6%를 차지했다.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디에타민' 등 펜타민 성분의 마약성 식욕억제제와 집중력 상승 약이라고 일컫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살을 빼려하거나, 공부를 위해, 혹은 호기심에 먹었던 약에 중독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10대들이 이처럼 쉽게 마약에 빠져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호기심과 낮아진 접근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13일 뉴스저널리즘에 "디지털, 비대면 환경 속에서 향을 받은 것"이라면서 "마약사범들의 분포를 보면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이 가장 많고 라인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내 연예인들이나 부유층 자녀들의 마약 검거 사례가 매스컴을 통해서 계속 보여지고 그에 따른 호기심이 생겨났을 것"이라면서 "엠지(MZ)세대들의 문화적 인식이 이전과 바뀌면서 우리 청소년들도 그 유해성을 잘 모른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인편'으로 주고 받아
현재는 비대면으로 수월하게 거래
윤흥희 교수는 과거 '인편'으로 마약을 주고 받았던 것이 비대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마주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확산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거래, 판매했었는데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거래하는 것이 매우 수월하다. 구매자금도 비트코인 등 현금이 아닌 것들로 충분히 치를 수 있다. 거래 장소도 소위 '던지기' 수법을 통해 서로 만나지 않고도 공급자와 사용자가 거래를 성사한다"고 설명했다.
윤흥희 교수는 의료용 약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펜타닐은 허위로 진단서를 처방 받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종합감기약도 정제를 10개 이상을 먹으면 필로폰과 똑같은 환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교육 부재…예산 확보해야
사후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사전 예방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예산 확보를 통한 교육'이 언급됐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마약치료 관련 예산은 4억1600만원으로 책정이 됐는데,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예산은 28억60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즉 85%가 삭감된 상황이다.
이범진 교수는 "우리나라의 마약 연구는 단순 지식 전달 수준"이라면서 "아이들의 마음에 와 닿는 숏폼이나 웹툰 등의 형식으로 접근해 교육 콘텐츠를 구석구석에 만들어놓고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흥희 교수 역시 교육의 부재를 언급했다. 그는 "예산이 필요하다. 지금은 전문가가 해야 하는 교육을 보건교사가 온라인을 통해서 실시하는 등 형식적으로만 시행하고 있다"면서 "미국, 영국 등은 영유아기 때문에 약물에 관한 위험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의 관심도 당부했다. 윤 교수는 "자녀가 투약한 사실을 알면 바로 신고해야 한다. 이는 빨리 구제하기 위한 차원이다. 성장기에 중독이 되면 치료가 매우 어렵고 벗어나오기 힘들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