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 온 투자은행(IB)부문의 이익창출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15일 하나증권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전망 하향 조정 근거로 △IB부문의 이익창출력 불확실성 확대, △일부 사업부문 경쟁지위 변화와 수익기반 안정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꼽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하나증권의 IB수수료 점유율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0년 IB 시장점유율은 10.1%였으나 지난해에는 5.3%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5.5%에서 1.3%로 축소됐다.
정원하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하나증권은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을 늘리고 IB사업부문을 빠르게 확대했지만, 투자자산 손실이 발생하면서 IB부문 이익창출력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위탁매매·자산관리부문의 제한적인 이익성장률, 자기매매·금융손익 이익변동성을 고려하면 IB부문 부진으로 인해 향후 회사 수익기반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해 말 하나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는 50.4%로 업계평균(47.5%)보다 높았다. 우발부채는 국내외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실물·개발 사업과 인수금융 관련 사모사채 등을 기초로 한 신용공여로 구성돼있다.
하나증권은 선제적으로 국내외 대체투자에 대한 손실을 인식하고 충당금을 쌓았지만 금융환경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신평을 포함한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부동산PF 사업장의 부실 현실화와 리파이낸싱 실패, 부동산자산의 가치하락에 따른 손상차손 반영 등으로 증권사들이 추가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나신평은 하나증권의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 변동, 총자산순이익(ROA) 추이,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 등 재무안정성 지표를 지켜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