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은행이 지난해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 가장 높은 이자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원화대출금 상승은 3%가 되지 않았다. 이미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높은 예대금리와 수신금리 상승 추세가 재차 주목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7조7616억원을 벌었다. 2022년(6조938억원) 대비 11.9% 오른 값이다.
지난해 은행별 이자이익은 KB국민은행 9조8701억원, 신한은행 8조4027억원, 하나은행 7조914억원, NH농협은행 7조7616억원, 우리은행 7조4360억원 순이다.
농협은행의 이자이익 상승세는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더 도드라진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6.2%,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4.2%, 4.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0.2%에 그쳤다.
이자이익은 은행의 주요 수입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은행의 이자이익 상승을 고금리 '이자 장사'로 지목해 강도 높게 주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농협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금은 276조7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상승에 그쳤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KB국민은행 4.0%, 신한은행 3.2%, 하나은행 6.0%, 우리은행 5.7%의 상승세로 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원화대출 잔액도 5대 은행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 중 원화대출금이 가장 많은 곳은 341조6437억원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이고 4위 우리은행은 284조1355억원으로 농협은행과 7조원가량 벌어졌다.
농협은행의 대출금 증가분 대비 이자이익이 높은 이유로는 예대금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농협은행 예대금리차는 1.77%를 기록했고 가계 예대금리차는 1.53%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연합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은행 20곳 중 두 번째다. 가계 예대금리차 기준으로는 가장 크다.
반면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시중은행은 모두 가계 예대금리차 1% 미만을 기록했고 이 중 가장 낮은 곳은 0.52%의 신한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에도 3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5대 시중은행 중 가계 예대금리차 최대치를 찍었다.
농협은행의 이런 '고금리' 기조는 이미 질타의 대상이 됐다. 신정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 수신 금리가 꾸준히 상승 추세라고 지적했다.
당시 신 의원은 "2022년 농협은행 이자이익은 6조8256억원으로 2021년 5조8096억원 대비 17.5% 늘었다"며 "단기적 이익에 매몰되지 말고 다른 시중은행과는 다소 다른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인지하며 농업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이자이익 의존도는 96.76%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축소를 주요 현안으로 내건 만큼 수입원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농협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실물 계좌 개설 협약 등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자이익 의존도는 그해 95.81%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