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성적표가 엇갈릴 전망이다. KB금융은 실적 상승이 예상되지만 우리금융은 순이익 3조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31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연결기준 총 순이익 예상치는 15조6866억원이다. 이는 지난 전년 당기순이익(15조7312억원)대비 약 0.3% 감소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이 17조원을 넘길 것으로 봤다. 하지만 민생금융지원 방안으로 4대 은행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내놓으면서 예상 순이익이 하락하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조 클럽' 진입이 예상된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는 4조8698억원 수준이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이익을 바탕으로 전년 순이익 4조3948억원 대비 순익이 10.81% 상승이 예상된다.

일단 예상 순이익 상승 폭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로 추산되지만 기존 예상치인 5조504억원보다는 낮다.

앞서 2022년 '리딩금융'에 이름을 올린 신한금융은 당시 4조493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4조4938억원으로 3.2%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순이익 예상치 3조5578억원으로 전년 3조5524억원보다 0.1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7652억원으로 예상된다. 2022년 우리금융 연결기준 순이익 3조1417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1.98%가 빠져나가는 셈이다.

민생금융지원 외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부동산PF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이들 4대 금융이 충당금을 늘린 점도 실적에는 아쉬움이다.

증권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4대 금융지주가 적립한 충당금은 22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800억원과 3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500억원과 6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정상'에서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되는 직접 대출, 보증이 안 돼 있는 PF대출에 대한 충당금"이라고 진단했다. 은행권이 태영건설과 협력업체에 공급한 금액은 5조8000억원가량이다.

문제는 이런 '리스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PF 리스크가 건설업 전반으로 퍼지면서 건설업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진 데다가 최근 홍콩H지수 하락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일부 은행에 "충당금이 과소 산정될 수 있다"며 "대손충당급 적립 규모를 늘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은행의 ELS 판매 금지와 피해자 배상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월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 검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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