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양평동 사옥 전경.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양평동 사옥 전경.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양평 사옥 매입을 둘러싼 태광산업과의 공방이 2차전에 돌입했다. 태광은 앞선 가처분 신청이 기각 됐지만 부동산 매각 관련 이사회 결의 절차나 내용상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달 29일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를 '부당지원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매수 필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진행된 점 △해당 부동산 매매대금을 과다하게 책정, 롯데지주 및 롯데웰푸드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인 점 △해당 이사회 결의가 절차상 위법하고 잘못된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한 지원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 27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9명의 이사 중 8명이 출석한 가운데 출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사옥 매입 안건을 결의하고 지난달 16일 2038억5000만원의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홈쇼핑 지분의 45%를 보유한 2대 주주 태광은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할 경우 배임 행위에 해당 될 수 있다며 지난달 23일 이사회 재개최를 요구하고 매입 계획 중단을 요청했지만 롯데홈쇼핑 측은 기존 방침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에 태광은 법원에 해당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태광 측은 법원 판단을 존중하지만 부동산 매각 관련 이사회 결의 절차나 내용상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태광은 현재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인 롯데홈쇼핑이 롯데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검토했고 기업 가치 훼손을 우려한 태광 측의 반대로 1000억원만 대여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2038억5000만원을 지출하며 당장 불필요한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롯데홈쇼핑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87.6% 급감했다.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2%, 92.8%나 감소하며 실적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태광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 및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은 해당 부동산 매도자금으로 관련 사업을 유지·개선함으로써 시장의 경쟁상 지위를 유지·제고할 수 있다"며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계열회사 지배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등 경쟁 제한 및 경제력 집중 우려가 상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홈쇼핑의 2대 주주로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엄중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위법 행위가 시정되기를 기대한다"며 "실체적 진실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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