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15일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삼성을 향한 애정의 목소리와 격한 성토가 번갈아 가며 주총장을 울렸다.

낮은 주가와 배당에 불만을 쏟아낸 한 주주는 "글로벌 브랜드 3년 연속 5위라고 홍보하는 데 이와 다르게 주주는 소외시키고 있다"며 "(주식을)10만원에 샀는데 지금은 5만원이다. 가족 모두가 삼성을 믿고 투자했는데 삼성은 주주를 물로 보느냐"며 따졌다. 일부 주위의 주주들도 "옳소"라며 맞장구 치기도 했다. 전날 삼성전자 종가는 5만9000원이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터져 나왔다. 또 다른 주주는 "주주환원에 대한 이사진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 사진=온라인 주총 중계 화면
삼성전자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 사진=온라인 주총 중계 화면

이날 의장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만을 드러낸 주주들을 향해 "말씀하신 내용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며 "지속 성장과 주주 환원도 균형 있게 추진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부회장의 답변은 잔뜩 뿔난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주주는 "답변이 모두 두루뭉술하고 대부분 질문이 짜여 있는 느낌"이라면서 "주주들을 이렇게 호구로 보는게 사내 이사를 하실 수 있나"며 따져 묻기도 했다.

주총에서는 삼성을 향한 쓴소리만 있지 않았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의 최고의 기업이라고 한껏 띄우기도 했고 "대한민국 삼성 사랑합니다"라는 애정도 서슴없었다.

삼성전자 주총은 재무제표 승인, 사내 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등을 원안대로 승인하고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는 6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1600명과 견줘 63%가 줄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주총장에 나오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난 5~14일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전자투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에 도입해 실시해 오고 있다. 또 사전 신청 주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주총을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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