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사진=아워홈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사진=아워홈

아워홈이 새 분식 브랜드 '구씨네'를 내놓은 가운데 구본성 전 부회장 딸 이름과 같은 명칭의 캐릭터를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런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아워홈은 신규 브랜드 관련 별다른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아 이를 두고 앞서 벌어진 '남매전쟁'을 연상케 할 수 있어 의도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2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달 초 서울 여의도 IFC몰 지하 3층 컬리너리스퀘어에 새 분식 브랜드 구씨네를 오픈했다.

구씨네 브랜드 스토리를 보면 LG그룹 구씨의 고향 마을로 잘 알려진 진주 승산마을이 등장한다. 명문가 구씨네 막내딸 '진아아씨'가 꽃선비로 분장해 팔도의 음식을 탐방하던 중 떡볶이를 맛보는데 이 맛에 반해서 가문의 요리비법을 접목한 구씨네를 만들었다는 스토리가 골자다.

구씨네 매장 벽면에 붙어있는 구씨네 브랜드 스토리 내용. 사진=뉴스저널리즘
구씨네 매장 벽면에 붙어있는 구씨네 브랜드 스토리 내용. 사진=뉴스저널리즘

주메뉴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떡볶이·튀김·순대 등 분식들로 가볍다. 브랜드명은 오너 가문을 뜻하는 상징성이 있어 그 안에 담긴 세계관과 캐릭터까지 공을 들인 모습이 엿보인다. 그러나 정작 이런 정성과 비교해 홍보가 미비한데다가 여타 아워홈 브랜드와 달리 언뜻 같은 회사라는 흔적을 찾기도 힘들다.

실제로 구씨네 오픈 이후 보름이 지난 지난 18일까지 관련 정보는 온라인에 올라온 소소한 탐방 등의 후기가 전부다. 여타 매체에서 뒤늦게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에야 아워홈은 구씨네 오픈 관련 공식 자료를 짤막하게 냈다. 게다가 이후에도 아워홈 홈페이지에서 구씨네 관련 정보는 여전히 없다.

구씨네의 상표 출원 시기도 지난 12일로 오픈 일 이후 출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 출원만 했을 뿐 아직 승인 전이라 변수가 생기면 구씨네라는 브랜드명을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면에서 아워홈이 의도적으로 구씨네 브랜드 노출을 자제한 것이란 해석과 함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앞서 떠들썩했던 이른바 아워홈 '남매 전쟁'의 불씨가 신규 브랜드 구씨네에 여파를 미쳤다는 분석이다. 남매 전쟁 여파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밀리고 아내인 심윤보 전 기타비상무이사와 장남 구재모 사내이사 등 일가 모두가 경영에서 배제됐다. 그사이 당시 별다른 직책이 없던 구 전 부회장의 두 딸은 아워홈에 계속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네 캐릭터 '진아아씨'. 사진=구씨네 인스타그램 갈무리
구씨네 캐릭터 '진아아씨'. 사진=구씨네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런 배경 속에서 구 전 부회장 딸 구진아 씨와 구씨네 캐릭터 '진아 아씨'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같아 눈길을 끈다. 남매 전쟁과 별개로 브랜드 오픈까지 이미 예정한 아워홈에서 뒤늦게라도 구 전 부회장 관련 브랜드라는 인식을 피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해석에는 '가문'을 전면에 세운 브랜드인데도 아워홈 측에서 일찌감치 "2호점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는 점과 상표권 확보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 아워홈 관계자는 "상표권과 관련해 선행 상표가 없는 것을 오픈 전 미리 확인했다"며 "등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 조금 늦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이름 '진아아씨'가 구 전 부회장 딸 이름과 같은 것에는 "진아아씨는 글로벌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외국인이 발음하기 쉬운 이름으로 선정한 캐릭터 명"이라며 "(이름이 같은 것은) 우연의 일치이고 구 전 부회장의 딸 구진아 씨와 아무런 관계없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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