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논란이 일자 홍원식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1년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논란이 일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창립 60주년을 맞은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로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명을 오너 일가 본관에서 따온 만큼 '남양'이란 이름이 60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새 주인 한앤컴퍼니는 이달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경영진 선임을 예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경영진 선임 이후 사명 변경이 진행될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64년 3월, 홍두영 창업주가 설립한 남양유업의 '남양'은 경기도의 옛 지명으로 '남양 홍씨'인 창업주의 본관이다.

"이 땅에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홍 창업자의 신념 하에 남양유업은 1967년 1월 최초의 국산 조제분유인 '남양분유'의 생산을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인기였던 '우량아 선발대회'의 주관사로서 인지도를 쌓았고, 선발대회가 없어진 이후에도 유아와 연관된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며 분유 회사로 이름을 알렸다.

1980년 지방함유량이 3.4%인 '남양 3.4 우유'로 우유사업에 뛰어들었고, 1991년 출시한 발효유 '불가리스'와 1994년 선보인 '아인슈타인'이 히트를 치며 우유 회사로도 입지를 다졌다. 2000년대에도 히트 상품인 '17차'를 비롯해 '프렌치카페', '남양스텝', '아기랑 콩이랑' 등을 출시하며 성장을 이어 갔다.

그러다 2013년 '대리점 강매사건'이 터지며 위기가 시작됐다. 남양유업이 지역 대리점에 제품 강매를 하고 있다는 주장과 이와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된 건데, 이로 인해 주가는 폭락했고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여기에 폭락 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 장내 매도가 알려지며 더 공분을 샀다.

같은 해 본사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임신하면 퇴사' 사건이 공개되자 "분유 파는 회사가 출산으로 직원을 퇴직시켰다"며 여성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가세하기도 했다.

강매사건을 계기로 남양유업의 네거티브 마케팅과 과대광고 행태가 재 조명받으며 꾸준히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2021년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효과' 발표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에 홍원식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 사퇴를 약속하고 지분 53%를 한앤컴퍼니에 넘겼다가 이를 번복, 재판을 통해 끝내 패소하며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업계 관계자는 "60년간 이어온 이름이지만 각종 사건 사고들로 이미 빛바랜지 오래인 사명을 끌고 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사명이 전 오너 일가의 흔적인 만큼 새 출발과 함께 새로운 이름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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