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은 1906년에 개통된 남과 북을 연결하는 철도(499km)다. 경성의 ‘경’과 신의주의 ‘의’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경의선숲길은 도시재생 프로젝트 일환으로 버려져 있던 옛 경의선 철길 일부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이어진 총 길이 6.3km의 선형공원으로 2016년에 조성되었다. 

숲길 주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경의선숲길은 연남동구간~와우교구간~신수·대흥·염리동구간~세창고개·원효로구간으로 이어져 있다. 특히 연남동구간은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졌고, 홍대상권과도 연결되어 젊음의 거리로 각광 받고 있다.

경의선숲길의 가장 큰 아쉬움은 공원이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중간중간 끊어져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 공중다리 등의 해결책들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시내 한복판에 도심과 숲이 연결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원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행복이 아닐까.

필자는 효창공원앞역(경의중앙선,6호선)에서 출발해 세창고개·원효로구간을 둘러보고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하다는 연남동구간까지 완주하는 코스로 소개하려 한다. 세창고개·원효로구간은 주변에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어 옛 철길이라는 느낌보다는 아파트내에 예쁘게 조성된 공원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세창고개 주변에는 벗꽃길이 길게 늘어서 있어 조용하게 사색하면서 걷기에 좋다. 방문객보다는 반려견들과 산책 나온 아파트 주민들이 더 많게 느껴진다.

세창고개·원효로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세창고개·원효로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세창고개·원효로구간을 지나 공덕역에서 시작되는 신수·대흥·염리동구간부터는 옛 철길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철길의 흔적은 물론이고, 숲길 옆으로 개발 이전 다세대주택들이 늘어서 있어 이전 구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다세대주택이 카페와 다양한 음식점 등으로 개조되어 새로운 문화거리로 탈바꿈중이다. 봄에는 벗꽃길이 무척이나 예쁜 곳이다. 경의선숲길을 오롯히 느끼고 싶다면 공덕역에서 출발하는 신수·대흥·염리동구간부터 연남동구간까지 걷는 것을 추천한다.

신수·대흥·염리동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신수·대흥·염리동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신수·대흥·염리동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신수·대흥·염리동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경의선숲길의 하이라이트는 와우교구간과 연남동구간이다. 와우교구간은 서강대에서 홍대 와우교까지의 구간으로 옛 철길의 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땡땡거리, 책거리, 기찻길 옆 예술마을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당연히 경의선숲길을 찾는 방문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구간이다. 와우교구간에서 연남동구간으로 넘어가지 전에 요즘 가장 핫하다고 하는 홍대 젊음의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주말이나 저녁시간대에 홍대 젊음의 거리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난다. 홍대 젊음의 거리는 버스킹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길거리공연도 재미있지만 거리의 사람들 만큼이나 먹거리도 다양하다. 이곳을 걷다 보면 이목구비를 모두 호강시킬 수 있다.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홍대 젊음의 거리는 무조건 와봐야 하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와우교구간 철길.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와우교구간 철길.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와우교구간 철길.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와우교구간 철길.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홍대 젊음의 거리를 둘러보고 경의선숲길의 마지막 구간인 연남동구간으로 넘어가 본다. 이곳은 그동안 걸었던 숲길 구간중에 가장 활기가 넘쳐나는 곳이다. 4개 구간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이다. 연남동구간은 옛 철길과 다양한 음식점으로 개조된 다세대주택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경의선숲길의 느낌을 만끽하면서 골목골목마다 독특한 구조로 탈바꿈한 맛집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연남동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연남동구간. 사진=안병국 객원기자

경의선숲길은 옛 철길의 정취를 느끼면서 맛집투어를 하기에 매우 좋다. 가족단위의 나들이라면 숲길 걷기 이후에 와우교구간 홍대 젊음의 거리와 연남동구간의 다양한 맛집들을 취향에 맞게 경험해 볼만하다. 모임 중심의 가벼운 트레킹을 나오신 분들은 뒤풀이 장소로 홍대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국밥집이나 30세 이상만 출입이 가능하고 20~30년전 노래로 7080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해산물집도 괜찮다. 연남동구간에서 출발한다면 공덕역 인근 공덕시장내에 위치한 순대와 순대국이 무한리필되는 족발거리에서 족발을 드셔도 좋다. 효창공원앞역 인근에 있는 부산어묵과 떡볶이로 유명한 동문전통시장을 찾아 시장을 둘러보고 트레킹의 마무리를 해도 나쁘지 않다. 

경의선숲길은 가벼운 산책과 맛집 투어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이다. 이제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는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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