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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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에 주력하면서 동양생명 인수도 고려할 것이란 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금융이 상상인 저축은행 인수를 공식화한 데 이어 알짜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는 해석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위해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까지 검토한다고 설명하며 인수합병(M&A)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상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시선이 동양생명으로 향했다는 물밑 예상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분석들이 감지된다.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상황에서 안팎으로 내홍을 겪는 동양생명도 임종룡 회장의 M&A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동양생명은 자산 대비 순이익 규모가 크고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아 보험사 '알짜 매물'로 꼽힌다. 나아가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부터 M&A를 강조하며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을 묶어 보는 시선에서는 노동조합의 저우궈단 동양생명 사장 퇴진 여론을 포함한 금융감독원의 지적이 첫손에 꼽힌다. 이미 롯데손해보험이나 ABL생명과 함께 잠재 매물로 거론된 동양생명의 현시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그만큼 '인수 프리미엄'이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금감원은 동양생명 비위 행위를 정조준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동양생명 경영진이 테니스장 운영권을 우회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회삿돈 27억원을 쓴 것으로 보고 검사·제재 규정에 따라 위규 행위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금융감독원 자료
사진=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 이후까지 고려하면 우리금융에서 시스템이 갖춰진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잠재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 내홍이 길어져 프리미엄이 떨어지면 이미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우리금융 입장에서 증권사는 딱 떨어지는 매물이 부족해 보이고 반대로 보험사는 인수 가격이 기대하는 것보다 높다는 얘기가 파다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동양생명은 충분히 M&A 검토 대상으로 다시 분류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 시선에서 봤을 때 동양생명의 적정가치를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를 위해 한시가 바쁘지만 말 그대로 잠재 매물인 상태에서 일정 수준 이상 웃돈까지 꺼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이 상상인 저축은행 인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M&A에 필요한 자금을 나눠 써야 한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상상인 저축은행 인수 적정 가격으로 2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금융권에선 상상인저축은행 적정가치를 약 32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말 M&A 자금으로 약 2조원의 자본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생명 내부 분위기도 인수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 직원들도 국내 자본에 편입되는 걸 바라는 분위기"라며 "한국 시장 매출이 중국에 비할 게 아니다 보니 다자보험그룹 입장에서도 매각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향후 M&A 전략은 특별한 변동 없이 저축은행, 증권사, 부가적으로 보험사가 적정한 매물이 있으면 인수할 계획"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우량 증권사를 우선순위로 인수하는 전략은 변동이 없다"고 공식 설명했다.


김혜민 기자  enam.here@ngetnews.com
문제민 기자 moon0429@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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