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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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손해보험사가 대주주 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 의장직의 권한을 경영인이나 오너일가가 쥐고 있는 셈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을 제외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대표이사나 대주주 일가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KB손해보험은 올해 1월 취임한 김기환 대표이사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KB손보 이사회는 김기환 대표를 비롯한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경우 메리츠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직도 겸직 중이다.

한화손해보험도 강성수 대표이사 사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며, 흥국화재도 권중원 대표이사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밖에 박윤식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가 대표 겸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사의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야 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사외이사가 아닌 자도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별도로 선임해야 한다.

대부분의 손보사는 이 같은 예외 조항을 근거로 CEO에게 의장직을 맡기고 있다.

오너 일가에 이사회 의장 권한을 준 곳도 있다. 지난달 26일 코리안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창업주인 고 원혁희 회장의 장남인 원종익 상근고문이 코리안리 회장 겸 의사회 의장에 신규 선임했다. 코리안리 오너 일가는 고 원 회장의 부인인 장인순씨가 지분 5.72%를 보유하고 있고 원종규 사장이 4.35%, 원종익 고문이 3.52%를 보유 중이다.

현대해상은 오너 정몽윤 회장이 2004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도맡아왔다.

일각에서는 일부 보험사들이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핑계로 감시망을 피해 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내이사와 대주주 일가에 감시자 역할을 맡기는 것은 지배구조 투명화와 이사회 권한 강화 등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가하면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은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8년부터 국회의원 출신 박대동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롯데손보도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바뀐 이후 사외이사로 선임(2019년)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문성과 효율성을 핑계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대표이사나 대주주를 이사회 의장으로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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