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이 불필요한 동향 파악으로 구설에 올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최근 업무연락문서 공문을 각 지역본부에 발송했다.

업무연락문서는 관내 주요 인사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고 보고하란 내용이다.

동향 파악 대상은 지역 내 중앙회 및 계열사 직원의 사건·사고 등 인사 정보 외에도 소관 조합장, 지자체장, 국회의원까지 포함됐다.

농협중앙회는 지역 내 농정활동을 위한 이슈 점검이란 해명이지만 일각에선 대상을 특정하면서 불법사찰을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문에는 매일 오전 11시까지, 보고 절차도 지역본부에서 인사총무부 인사팀으로 양식을 제출하란 안내가 명시됐다.

긴급을 요하는 경우 유선으로 선보고 후 서면 양식을 제출하라고 지시하면서 동향 보고 절차를 구체화했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인사 관련 정보 보고가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지역 내 인사 정보 수집에 힘써주길 바란다. 인사 사항뿐만 아니라 각종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계통보고에 철저를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고 안내했다.

이처럼 지역 내 인사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일각에선 농협중앙회가 지역 인사에 신경을 쓰는 이유에 대해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후문이다.

올해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내년 대선까지 정치 이벤트가 계속된다. 따라서 지역 내 민심 동향을 파악하고 선거 때 수집된 정보를 이용,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처하는 게 아니냐는 후문이다.

전국협동조합노조 민경신 위원장은 “취임 1년을 맞이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조합장, 지자체장,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불법사찰 행위에 여념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성희 회장은 불법사찰 행위와 관련 얄팍하게 꼬리 자르기 등을 시도할 생각은 접고 그 진상 전부를 직접 낱낱이 밝히고 사퇴를 포함해 제대로 책임져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인사총무부가 지역 본부에 발송한 업무연락문서. 사진=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농협중앙회 인사총무부가 지역 본부에 발송한 업무연락문서. 사진=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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