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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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정부 정책에 따라 사업 진출은 물론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위해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생명보험의 요양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김철주 회장은 지난 19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생명보험사가 나아가야 할 4대 전략 및 8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김 회장이 제시한 4대 전략은 △경영전략 △상품전략 △채널전략 △신사업 등이다.

신사업 분야로는 요양사업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보건당국 우려는 충분히 알고 있다"며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부와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요양사업은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분야다. 보험업계 차기 먹거리이자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요양사업 선두주자로 나선 KB라이프생명은 최근 불필요한 과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KB라이프생명 자회사 KB골든케어라이프가 '위생'과 '인력관리 기준' 문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 130일 영업정지와 장기요양급여 환수 조치를 내렸다. KB골든케어라이프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초기 투자와 유지에 필요한 비용이 막대한 반면 가성비는 낮다는 점도 보험사 발목을 잡는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시설 사업자가 30인 이상 수용 가능한 요양 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 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이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만 수백억원이나 요양시설은 혐오시설로 꼽혀 주민 반발도 만만찮다.

최근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종상향 혜택을 전제로 노인 주간 보호시설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요구하자 즉각 반발에 나섰다.  주민들은 요구가 과도하다며 시행자 한국자산신탁에 재협상을 요구 중이다. KB라이프생명에 이어 요양사업에 뛰어든 신한라이프 역시 부지 매입 이후 구체적인 진행 여부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대형 보험사가 요양사업에 진출하면 부정수급 문제가 줄어들 것이란 건강보험공단 기대와 달리 장기요양급여 허위 청구 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노인 장기요양 부정 청구 현황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급여 부당·허위 청구 금액은 2018년 150억원에서 2020년 233억원으로 늘었다.

간병 보장 보험 시장에서 생명보험사가 약진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간병 보장 보험은 '제3보험 시장'으로 평가받으며 연 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는 알짜 시장이지만 손해사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김 회장은 "제3보험 시장 경쟁 과열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생명보험사가 잘할 수 있는 치매·요양 맞춤형 상품과 건강관리·질병예방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는 김철주 협회장이 직접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요양사업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 정도는 지켜봐야겠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타난다면 보험사 차기 블루오션 사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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