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KB금융 임원진이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 상승으로 KB금융 1주당 7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임원진이 적극적인 매수로 주주 환원 의지와 함께 경영 능력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전날 KB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7만7000원이다.

이 외에도 지난 12일 최철수 리스크관리담당 부사장이 500주를 매입했고 지난달 28일에는 김재관 재무담당 부사장, 권봉중 IR본부장이 각각 1000주를 사들였다. 나상록 재무기획부장은 100주를 추가 매수했다.

KB금융 주가는 정부가 저PBR주 대상으로 시행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 당시 KB금융 주가는 6만2500원에서 이달 19일 18% 오른 7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증권가가 제시한 적정 주가에도 가까워졌다. 지난달 초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KB금융 적정 주가는 7만원이다. 이 외에는 유안타증권이 7만6000원, 하나증권이 7만9000원을 제시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주가가 낮은 시기는 아닌데 그럼에도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건 책임 경영 의지"라며 "그룹 중장기 가치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실적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은행권이 공동 진행한 '민생금융지원방안'에 은행 중 가장 많은 분담금을 냈다. 아울러 타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늘렸음에도 순익 4조6319억원을 거뒀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실적이 상승한 곳도 KB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 KB증권,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최근 국민연금도 KB금융 지분을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15일 KB금융 주식 23만175주를 매수했다. 국민연금은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추가 매수를 진행한 곳은 KB금융뿐이다. 이번 매수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KB금융 지분은 8.35%로 0.05%p 올랐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율도 2022년 27.9%에서 지난해 37.5%까지 늘렸다. 최근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이 발표됐지만 배당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작년 연간 크레딧 비용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영향으로 경상적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약 0.73%"라며 "올해 중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추세가 이어지더라도 대손비용은 약 2조원 내외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연구원은 올해 KB금융 지배순이익을 4조7119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13.5% 내외 수준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 유지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견조한 자본비율과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올해 총 주주환원율을 40%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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