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교보생명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교보생명

정통 '교보맨'으로 불리는 조대규 부사장이 신임 교보생명 대표이사 후보에 오르면서 지속적인 실적 하락 반등과 지주사 전환 방점을 어떻게 찍을지 관심이 쏠린다. 교보생명이 '빅3' 자리를 위협받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분위기 반전 카드로 꼽히는 조 후보 앞에 시작부터 만만찮은 과제가 놓였다는 분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거쳐 편용범 대표 후임으로 조대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날 조대규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임명되면 신창재 의장과 2인 각자 대표체제가 완성된다. 교보생명은 장기 전략 기획과 자산운용 분야는 신창재 의장이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가 되는 조 후보가 보험사업 분야를 이끄는 2인 대표체제를 꾸릴 예정이다.

조 후보는 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30년 정통 교보맨이다. 특히 영업 현장을 담당하는 전략기획담당, 영업교육팀장, FP본부장을 역임했고 2019년부터는 교보생명의 핵심인 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을 맡고 있어 영업, 전략기획, 인사 업무를 두루 섭렵한 전문가로 꼽힌다.

교보생명도 조 후보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임원추천위원회는 "보험사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디지털 전환을 비롯해 회사의 미래 전략사업을 수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최고경영자로서 품성과 자질을 모두 갖췄다"고 조 후보의 새 대표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조 후보가 마주할 과제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교보생명은 지난해 결산기준 실적에서 생명보험업계 '빅3'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별도기준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23.8% 상승한 4891억원을 기록했다. 우수한 실적이지만 다른 보험사와 비교하면 부족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특히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펼치는 한화생명(6163억원)과 차이가 벌어졌다. 밑으로는 신한라이프(4724억원)와 160억원가량 차이로 만만찮은 도전을 받고 있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이는 30%대인 한화생명과 10%대 신한라이프와 비교해 봐도 높은데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서 저축성 보험은 보험사의 수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교보생명 내부에서는 조 후보가 FP본부장과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하며 영업 현장과 교보생명의 장기적인 비전을 그렸던 만큼 실적 개선은 물론이고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조 후보는 속도가 더딘 지주사 전환 과제도 마주해야 한다. 교보생명은 올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점을 찍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5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 첫 단추로 꼽히는 인적분할 안건을 부의하지 못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방침은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추진 완료는 교보생명이 그렸던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주주들과 여러 측면을 고려해 지속해서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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