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주요 증권사들이 정기주총을 앞두고 배당금을 결정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의 주주환원 제고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다수 증권사들이 배당금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당 지급안을 결의한 상장 증권사 15곳(한국금융지주 포함·메리츠금융 제외·신영증권 미정)의 배당 총액이 9862억원으로 전년대비 8.97% 증가했다.

배당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2808억원을 책정한 NH투자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이 1965억원, 한국금융지주가 155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배당금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유안타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7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지난해보다 61.9% 증가한 수치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114억원의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119억원의 배당을 책정하면서 전년대비 41.4% 늘렸다. 이어 삼성증권이 지난해보다 29.4% 증액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전년대비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증권사는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했다. SK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32억원)이 63% 감소하면서 배당금도 8억55200만원으로 59.4% 줄였다. 미래에셋증권도 순이익(3379억원)이 반토막 나며 배당금을 898억원으로 27.2% 삭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소각 카드를 추가로 꺼내며 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DB금융투자(65.1%)였다. 대신증권(60.4%), 유안타증권(58.4%)이 뒤를 이었다. 배당성향 폭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지난해보다 9.1%p 올랐다. 유안타증권과 현대차증권이 각각 6.83%p, 5.8%p 배당 성향을 높였다. 

배당성향 변화 폭이 가장 적었던 곳은 삼성증권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5.9% 수준의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매년 순이익에 따라 배당성향을 높였다 내렸다 하면 배당을 보고 투자를 하는 투자자는 올해 배당이 얼마나 나올지 예측이 불가능 하다"라며 "삼성증권은 예측이 가능해 배당이 대략 얼마일지 계산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주주들의 배당수익률을 나타내는 시가배당률(보통주 기준)은 한양증권이 8.2%로 가장 높았다. 대신증권이 7.4%, 유안타증권이 7.0%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328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549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 했지만, 지난 2021년 이후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0년까지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배당재원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2022년 적자 여파로 배당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사모펀드 충당금, 보증업무 관련 부동산 PF 충당금 등을 설정하게 되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라면서 "향후 배당 가능 이익이 생기면 배당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던 증권사 등 금융사들은 정부 정책에 맞춰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등으로 당국 정책에 발을 맞춰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14일 기준 증권주는 3.0% 상승하며 코스피 변동률을 상회하기도 했다.

증권주 상승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되면서 금융과 증권주들에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라며 "전반적으로 밸류업 프포그램으로 인해 수혜를 볼 종목중에 금융과 증권이 꼽히면서 실적과 주가에 선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배당금 결의안은 다가오는 각사 정기주총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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