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마트24는 3000원대 도시락을 출시했다. 출시 나흘간 이마트24의 도시락 매출은 전월비 29% 증가했다. 사진=이마트24
지난 2월 이마트24는 3000원대 도시락을 출시했다. 출시 나흘간 이마트24의 도시락 매출은 전월비 29% 증가했다. 사진=이마트24

최근 물가 상승에 점심값 지출이 급증하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현상이 대두되면서 편의점의 식품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점심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늘어난 까닭이다.

올해 1~5월 KB국민카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 5개 주요 업무지구 점심시간대 이용금액이 지난 2019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해당 업무지구의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한 달간 약 23만9000원을 지출했다. 

특히 편의점 업종의 점심시간대 이용금액은 20%나 상승했다. 인당 이용건수는 월 5회에서 5.4회로, 건당 이용금액은 약 11% 증가했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인 '편도족'이란 신조어도 생겨나면서 편의점 업계는 직장인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4000~5000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저가형 도시락을 출시했으며 이마트24는 3000원대 6찬 도시락을 선보이기도 했다.  

편의점 상품군별 매출 비중(2023년). 그래픽=김하늘 기자

이에 편의점의 식품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편의점은 올해 △1월 54.0% △2월 54.3% △3월 54.8% △4월 55.5% △55.7% 등 꾸준히 식품군에서 매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중 즉석식품의 비중은 △1월 8.8% △2월 9.0% △3월 9.7% △4월 9.9% △5월 9.6%를 차지했다. 특히 4월에는 즉석식품의 비중이 9.9%을 기록했는데, 지난 2020년 8월(10.0%)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최초 시행된 이후 33개월만의 최고치다.

대형마트, 백화점, 준대규모점포별 식품군 매출 비중. 그래픽=김하늘 기자

런치플레이션 시대 식품군의 중요성은 편의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준대규모점포(SSM)에서는 식품군 매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백화점에서도 새해와 명절로 선물세트 수요가 '반짝' 늘었던 1월을 제외하고 2월(9.6%)부터 5월(11.7%)까지 상승 중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60% 후반대를 유지하다 5월에 돌연 62.6%로 떨어졌는데 이른 더위로 가전·문화, 의류, 스포츠군에서 여름 특수를 맞이해 벌어진 영향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3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이상 고온에 얼음정수기, 음식물처리기, 하절기 의류 등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상대적으로 식품군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5월 대형마트의 상품군별 매출 비중을 보면 전월비 △가전/문화 2.7%p △의류 1.6%p △스포츠 0.9%p 등 증가했다. 

유통 업계 전문가는 "한국은 대부분의 주요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공급망에 잇따라 충격이 발생할 시 식품 물가가 널뛰기 쉽다"며 "최근 밀가루 가격이 인하됐음에도 식품군에 대한 부담은 여전해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가 증가하면 저소득층에서는 부수적인 지출에는 지갑을 닫으려는 경향도 강해진다"며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서 맞춤형 상품들을 내놓는 것이 유통 업계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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