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3사가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뭇매를 맞고 있다. 앞으로 배당 성향을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부정적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14일 이와 같은 공시를 한 뒤로 이번 주 거래가 시작되자 16% 하락했다.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주가도 16.78% 하락했고 메리츠증권 역시 13.83% 떨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배당축소를 꼭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본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에서 배당금 확대만 주주를 위한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이 밝힌 자사주 소각도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숨 가쁘게 달려온 메리츠, 공격에서 수비로
일단 실적만 놓고 보면 메리츠금융 3개 사는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1분기 순이익으로 3213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전년동기 대비 21.1% 증가한 1304억원, 메리츠증권도 같은 기간 106.8% 증가한 2117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상승 배경에는 그동안 전개된 공격적인 영업 덕분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 취임 이후 고속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영업조직을 성과형 중심으로 변화시키며 빠른 성장을 주도해 왔다.
그 결과 화재의 경우 설계사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재정비해 업계 경쟁사를 위협할 정도로 끌어올렸다.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 수는 2016년 1만1973만명에서 2020년 상반기 기준 2만5546명으로 늘었다.
직원 수는 늘었지만, 평균 근속 연수도 2015년 8년 11개월에서 현재 10년 10개월로 길어졌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셈이다.
벌어들인 수익은 직원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나눠주며 배당 성향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공격에서 수비로 태세를 바꿀 시기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영업환경이 급변하고 자산시장의 불확실성도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영업환경에선 태세 전환이 시작됐다.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은 23.9%로 전년동기 대비 5.3% 하락했다.
그동안 장기보험 유치를 위해 불려왔던 사업비를 축소하며 수비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메리츠증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그동안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올해는 트레이딩과 리테일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리스크관리 측면에서도 재무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순자본비율을 1546%로 끌어올렸다. 수익성과 함께 안정성도 함께 노력한 결과가 빛을 본 것이다.
메리츠금융이 던진 돌…기업가치 ‘배당 VS 주가’
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을 많이 주거나 자사주를 소각시켜 발행 주식을 줄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두 가지 방법 모두를 사용하면 투자자에게 좋을 수 있지만 하나만 선택해도 기업가치는 끌어올릴 수 있다.
메리츠의 경우 자사주 소각 방식을 선택했다. 증권가에선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며 매도 의견까지 냈지만, 메리츠는 그동안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즉, 주주와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돌입한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 9일부터 4월 9일까지 166만3200주를 매입했다. 주식 매입을 위해 303억2164만원을 사용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1만8231원이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알렸다.
메리츠 주력 계열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유는 발행 주식 수를 줄이고자 한 이유도 있다. 메리츠화재의 발행 주식 수는 1억2062만5000주, 메리츠증권은 6억8173만579주에 달한다.
메리츠화재와 비슷한 순이익을 기록한 현대해상의 경우 발행 주식 수는 8940만주에 불과하다.
메리츠증권과 함께 고배당주로 통하는 대신증권도 발행 주식 수는 보통주 5077만3400주, 우선주 3600만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도 메리츠증권 발행 주식보다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 주식 수를 줄이면 기업가치도 올라갈 여력이 있다”며 “이번 메리츠의 배당축소로 일부 투자자는 실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호재 영향도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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