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한 미국의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니콜라 사기 논란으로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는 등 시끄러운 가운데 12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한 한화도 휘청이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가 사기의혹을 조사중인 수소차 스타트업 니콜라에 한화가 2018년 1억(약 1160억원)달러를 투자했다.

한화는 2년 전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가 최대 주주인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각각 5000만 달러(한화 약 580억원) 총 1억 달러(약 1160억원)를 니콜라에 투자해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한화그룹의 미래 후계자로 빠르게 자리를 잡기 위해 니콜라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니콜라의 사기 논란으로 한화는 승계 작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지배권을 넘기려 했는데, 사기 논란으로 니콜라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지배구조 재구성에 동력을 잃게 된 셈이다.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는 니콜라 지분의 지배 정점에 있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를 100% 지배하고 있다.

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부사장은 에이치솔루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상무와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각각 에이치솔루션 지분 25%를 보유 중이다.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에너지는 비상장사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니콜라의 사업 모델이 모두 허위로 드러나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타격을 받으면 에이치솔루션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투자 실패로 에이치솔루션 가치가 떨어지면 승계를 위한 지분 거래 등 한화의 지배구조 개편은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승연 회장은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키워 후계 승계 자금 확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니콜라의 좌초로 이러한 절차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한편 지난 10일 한 공매도 업체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수소차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업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후 논란이 가열됐고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이사회 의장이 전격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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