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용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성무용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하이투자증권이 신임 대표이사에 성무용 전 DGB대구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부동산PF를 비롯한 내부 리스크 관리가 하이투자증권의 차기 과제로 꼽히지만 정작 성무용 내정자는 증권업 경험이 전혀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결의에서 대표이사 후보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최종 추천했다.

성 내정자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신임 대표이사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주총까지다.

성 내정자가 최종 선임되면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첫 내부 출신 대표가 된다. 그간 김경규 전 대표와 홍원식 현 대표 등 증권사 대표 경력이 있던 인물이 하이투자증권 수장이 된 것과는 결이 다르다.

당장 성 내정자는 증권업 경력이 전혀 없다. 1963년생인 성무용 내정자는 대구대 통계학과를 졸업 후 부동산학 석사(대구대)와 행정학 박사(경일대)를 취득했다. 1990년 대구은행 입행 후 DG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을 거쳐 DGB금융지주 전략경영본부 부사장,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와 영업지원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은행과 금융지주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당장 하이투자증권 앞에 놓인 과제로는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실적개선, 내부통제 강화가 꼽힌다. 증권업 경력이 없는 성 내정자가 얼마나 현장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PF에 따른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꺾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30억원에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국정감에서는 부동산PF 관련 '꺾기' 의혹과 김진영 전 사장의 비위 행위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런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사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요구했다. 앞으로 금융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고나 불법행위는 최종 결정권자인 CEO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런 배경과 하이투자증권의 현 상황에 주목해 증권업 경험이 전혀 없는 성무용 내정자를 향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금융당국 기조와 하이투자증권의 내부 문제를 종합하면 증권업에 밝고 위기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전문가가 대표이사 후보에 올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 전반을 향한 걱정스러운 시선이 있는 상황에서 전혀 실무 경력이나 현장을 알지 못하는 대표이사 후보가 나왔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경력이 있으면 현업 파악에 수월한 부분은 있다"면서도 "경력이 절대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무용 내정자는 지주 설립 당시 자회사 관리 체계에 기여했고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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