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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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예비입찰자 모집에 나서면서 재차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MG손해보험이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매각 과정에서 매물 보험사의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볼 수 있어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다음달 11일까지 MG손해보험에 대한 예비 입찰을 진행한다.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매각을 주식매각(M&A)과 계약이전(P&A) 방식 중 인수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M&A는 보통의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지분 전부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기업의 부실자산 등을 포함한 모든 부분을 인수자가 떠안는다.

P&A는 기업의 우량자산과 부채 중 선택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M&A에 비해 부실자산 등을 피할 수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기존 주식 가치가 실질적으로 0원이 된다. 

다만 이런 방법은 기존 주주의 손해가 발생한다. 이에 보통의 기업 인수에서 잘 이용되지 않으며 MG손해보험에 투자한 JC파트너스가 관련 움직임에 반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MG손해보험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K-ICS) 개선은 긍정적이다.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알린 지난해 말 기준 K-ICS는 80%대로 3분기 말(64.5%)과 비교해 15%가량 상승했다.

이는 보유하고 있는 기준 금액(지급여력기준금액)이 보험료로 지급해야 하는 실제 금액(지급여력금액)의 절반가량에 불과했던 3분기와는 달리 그 차이가 15000억원 내외로 좁혀진 것으로 추정돼 고무적이다. 그동안 MG손해보험이 보험을 개발하고 판매하면서 가진 노하우도 장점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MG손해보험의 '가성비'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는 MG손해보험의 K-ICS가 여전히 80%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도는 수치다. 

보험업계는 MG손해보험의 K-ICS를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60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매물시장에 나온 '가성비' 보험사들과 경쟁도 변수다.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는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으로 이 가운데 K-ICS만 놓고 보면 모두 MG손해보험을 앞선다.

롯데손해보험의 지난해 말 기준 K-ICS는 208.45%로 매물 보험사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 권고치를 넘었다. 아울러 롯데손해보험의 누적 순이익도 창사 이래 최대 흑자를 기록했고 향후 성장을 예상할 수 있는 보험계약마진(CSM) 비중도 22.9%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장점 속에서 3조원으로 추정되는 롯데손해보험의 인수 금액에는 '가성비' 면에서 물음표가 달린다.

이는 P&A방식으로 MG손해보험을 인수한 이후 K-ICS를 금융당국의 권고인 150%까지 끌어올려도 해당 투입 비용이 롯데손해보험 인수 가격 절반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가성비' 매물로 꼽히는 KDB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K-ICS는 134.05%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권고치와는 약 15% 정도 차이다.

이는 인수 이후에도 6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 MG손해보험과 비교해 볼 때 매력 있는 지표다. 하지만 KDB생명이 생명보험업계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평가받는 점은 멈칫하게 하는 요소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해보험이 올해 보험사 매물시장 판도를 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가성비 보험사 인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셈법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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