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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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차세대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비만인구가 급증하는 추세다. 대신증권의 '2024년 산업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980년 이후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이를 따라가면 203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50%가 비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도 2030년 전 세계 기준 1000억 달러(약 131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제약업계는 비만치료제 시장, 그 중에서도 차세대 치료제 중 하나인 마이크로니들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착수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30년 마이크로니들 시장 규모는 12억390만 달러(약1조6000억)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 1 두께의 미세 바늘이 도포된 패치를 피부에 부착, 유효 약물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방식의 차세대 약물전달기술이다.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고, 경구제의 간 대사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유효성분 흡수가 빠르며 생체 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보관과 유통도 용이해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 화장품 등까지 폭넓게 개발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을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대웅제약이 준비 중인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몸에 부착된 마이크로니들은 미세혈관을 통해 GLP-1 약물을 전달한다.

대웅제약 측은 "'2030 글로벌 제제 No.1' 비전을 선포하고 신규 투여 경로 기술인 마이크로니들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GLP-1 유사체의 패치형 제형 개발로 의료진과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이 승인됐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DW-1022'는 주성분 세마글루티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형태의 패치제다. 기존 주사제를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바꾼 제품이다. 임상은 올해 11월에 종료 예정으로 연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원제약 측은 "'DW-1022'는 1㎜ 이하의 미세 바늘을 활용해 체내 전달률이 높아 주사제와 경구약 외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계획서에 따라 차질 없이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동아ST도 지난해 연세대학교 교원창업기업 '주빅'과 당뇨 및 비만 치료를 위한 마이크로니들 제형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의 당뇨·비만 치료제를 마이크로니들로 제형화하는 개량신약의 형태다. 

광동제약도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협력해 비만치료제 마이크로니들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 측에 20억원을 전략 투자했다.

광동제약 측은 "쿼드메디슨과의 협력을 통해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폭넓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후보물질과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사제 위주 치료제의 경우 환자가 직접 투약해야 하는 부담과 불편함 등이 있었기 때문에 복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된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면서 "특히 패치체 형태를 통해 통증은 없음에도 흡수력이 높아 효과 역시 기존 치료제와 동일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업계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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