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본사 전경.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 본사 전경. 사진=삼성증권

'리테일 강자' 삼성증권이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전통 I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저력을 나타내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유망기업들의 IPO 주관을 점점 늘리고 있다. 올해 이닉스의 IPO를 주관하며 좋은 시작을 알린 가운데 서울로보틱스, 세미파이브, 일진제강, 샌드박스, 닷 등 업계에서 주목하는 기업들의 상장주관을 맡게 됐다. 

여기에 '데카콘'으로 꼽히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 IPO도 공동주관으로 참여하면서 IPO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표적인 리테일 강자로 꼽힌다. 전통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에서는 키움증권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부유층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를 오픈하는 등 리테일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에는 워크플레이스 WM(자산관리) 영업모델을 안착할 계획이다. 워크플레이스 WM은 법인고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식보상관리, 재테크, 절세 및 퇴직연금 등을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증권은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중 하나로 리테일 핵심 시장 지배력 확대를 내세웠고, 그 중 하나가 워크플레이스 WM 영업모델이다. 

삼성증권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법인 고객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다진다. 기업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는 IB 영업으로 이어지는 초석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가비스가 있다. 삼성증권 경기기업금융지점은 기가비스를 2018년 법인고객으로 만났다. 삼성증권은 기가비스의 기업 성장 전략을 파악하고 IB팀과 연계해 IPO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비스 외에도 금양그린파워, 에이직랜드 등이 삼성증권의 WM-IB 협업 모델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IPO 시장이 혹한기로 여겨진 만큼 삼성증권의 WM-IB 협업 모델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2021년 7위, 2022년 8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4위까지 올라섰다. 

IPO 실적 뒷받침으로 ECM(주식자본시장)을 통한 인수 및 자문수수료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ECM 수수료는 166억원으로 2022년 대비 13.7%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만 54억원을 벌었는데, 2022년 4분기 5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서울보증보험 IPO가 무산되지 않았다면 성장 폭은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삼성증권은 기존 ECM 1, 2, 3팀에서 4팀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ECM 3팀에서 RM(관계관리자) 역할을 맡던 김성민 부장에게 4팀장을 맡기면서 IPO 부서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 기조에 따라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전통 IB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의 기업 기반 리테일 네트워크가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IPO와 리테일을 바탕으로 한 이익 증가도 주목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대감으로 (삼성증권의) 거래대금 회복과 브로커리지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예상보다 많은 충당금 부담으로 부진한 실적을 시현했지만 익스포저 측면에서 충당금이 경쟁사 대비 적다는 점에서 2024년 실적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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