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사옥 전경.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사옥 전경.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넘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4분기 삼성화재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둔 것이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타사대비 부족해 '반짝' 성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2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조1171억원과 1조5748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23.6%, 25.2% 증가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업계 출혈 영업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신계약의 질적 가치 향상을 위해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호실적 배경을 설명했다.

메리츠화재의 역대급 실적은 손해보험업계의 파란을 일으켰다. 그동안 순위변동이 크지 않았던 1~3위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는 평가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순이익에서 DB손해보험(1조5367억원)에 앞서면서 올해는 내친김에 1위까지 예상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보면 메리츠화재는 개별 기준 순이익 4801억원을 기록하면서 삼성화재(4032억원)를 넘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787억원으로 삼성화재 연결 기준 순이익 1755억원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겼다. 지난해 하반기 순이익만 따지면 업계 1위로 올라선 셈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르다"라는 반론도 있다. 신계약 CSM에서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금방 따라잡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메리츠화재의 화려한 순이익과 비교하면 CSM은 경쟁사 대비 다소 밀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신계약 CSM은 3조4665억원으로 메리츠화재의 두 배가 넘었다. CSM 잔액은 삼성화재 13조3030억원, DB손해보험 12조2000억원, 메리츠화재가 10조4700억원 순이다.

CSM은 얼마나 튼튼한 뼈대를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메리츠화재가 올해 주요 전략으로 '내실화'를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미래 얼마나 많은 수익을 거둘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CSM"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비춰볼 때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놀라웠지만 CSM에서 아쉬운 점이 있어 올해 유지가 가능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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