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업항 악화를 겪는 증권사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들었다. 토큰증권(STO) 시장이 떠오르면서 내년 상반기 이후 시장 활성화를 예상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미국에서 STO 시장 관련 제도가 정착하면 단기간에 전 세계로 이런 영향이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말 STO 유통 시장을 개설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혁신 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했다.

금융위 혁신 금융서비스로 최종 승인이 완료되면 거래소는 내년 상반기에 장내 STO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TO는 증권성을 띠는 고액 자산들의 소유권을 토큰으로 쪼개 발행이 가능하다.

STO 특징으로는 △자금 조달 과정 간소화 및 비용 절감 △투자 기회 다양화 △유동성 확보 △투자의 안정성 확보 등이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과 시범 발행을 완료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지난 4일 한우 조각 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와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스타키퍼는 자체 보유한 한우 1600두를 활용한 투자계약증권 신고서를 내년 초 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물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증권화해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매력적인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토큰증권 컨소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NFI 하나금융그룹이 가세하면서 미래에셋이 오랫동안 꿈꿔온 금융업 혁신에 다가섰다고 생각한다"며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으로 미래 세대의 니즈를 공감하고 적극 반영한 혁신 금융 서비스 출시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KB증권은 스탁키퍼(한우),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펀더풀(공연), 하이카이브(블록체인 플랫폼), 웹툰올(웹툰) 등 발행 및 유통 사업자들과 토큰증권 사업 협력체인 'ST오너스'를 운영 중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여러 사업자 각각의 분야와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협력하면 STO 시장도 빨리 열리게 될 것"이라며 "KB증권을 포함해서 회원사 모두가 힘을 모아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농협은행, K뱅크 등을 비롯해 투게더아트(미술품), 트레져러(명품), 펀블(부동산), 비상장주식중개업자 서울거래비상장 등 12개 업체와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STO비전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 조력자들의 역할을 통해 선도적인 토큰증권 사업모델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STO 관련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받았으며 올해 2월 50여개 기업과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STO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했다. 아울러 지난 9월에는 KB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증권토큰 규제 체계를 논의할 때 가장 주목해야 할 국가는 미국이라고 지목했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김갑례 연구위원의 '미국의 증권토큰발행(STO)에 관한 고찰 보고서' 캡처
사진=자본시장연구원 김갑례 연구위원의 '미국의 증권토큰발행(STO)에 관한 고찰 보고서' 캡처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이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STO에 대해 기존 증권법을 적용하고 기타 가상자산은 자본시장 규제체계와 유사한 규제를 입법하는 방식으로 규제체계를 이원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가장 주목해야 할 국가로 미국을 지목하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기초자산 ETP를 연내에 승인할지 여부는 전 세계 투자업계의 큰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P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거래되면 가상자산 투자자 기반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규제 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SEC가 투자계약 등 증권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SEC 조치는 증권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대해 증권법상의 공시규제, 불공정거래규제, 업자규제를 적용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규제 정비는 STO 발행·유통에 관해 허용되는 범위가 명확해진다. 다만 기존의 미국 증권법 체계는 토큰증권을 예정하고 입법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STO 산업과 규제체계가 자본시장에 뿌리내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STO가 제도적으로 정착하면 단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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