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 사진=연합뉴스

최근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BNK경남은행 3000억원대 횡령사고를 비롯해 금융권 횡령사고가 계속해서 발생 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피해 복구를 위한 조치 미흡과 과도한 제 식구 감싸기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전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전체 금융업권 중 은행권이 횡령액 1위, 횡령액 미회수율 1위(대부 1건 제외), 고발(고소) 꼴찌를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 을 달성했다. 

◇은행, 7년 연속 횡령사고 발생 ... 횡령 규모 최대, 횡령금 회수율은 꼴찌, 횡령건수도 2 위에 올라

지난 7년 동안 (2017년~2023년 7월) 금융권 전체 횡령액은 2405억원 에 달했다. 이 중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금액이 1512 억원으로 전체 규모의 62.9%를 차지하며 단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 발생한 BNK경남은행 횡령사고 규모가 정확히 밝혀지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하지만 횡령금액 회수율은 대부업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단 1건(1000만원 )을 제외할 경우 금융업권 전체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 7년간 은행의 횡령사고 관련 회수율은 9.1%에 불과해 업권 중(대부 1건 제외)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것 이다.

횡령건수도 전체 381건 중 115건이 은행권에서 발생해 166건을 기록한 상호금융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은행권은 상호금융권과 더불어 7년 연속 횡령사고가 발생해 불명예 를 안았다 .

◇내부징계는 '해고' 최소화 제 식구 감싸기 '고발(고소)' 조치는 절반도 안돼…봐주기 일관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규모, 횡령건수, 횡령금액 회수율 모두 최악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내부징계 조치는 타 업권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 했다.

186건의 내부징계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처분인 '해고' 조치는 단 91건 (48.9%)에 불과 했다. 상호금융(93.4%), 보험(94.4%), 증권(78.6%)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난 것 이다.

특히 비교적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14.0%) △견책 (13.4%) △경고 (14.5%) △주의 (5.4%) 조치가 전체 징계의 46.3%를 차지 해 횡령사고를 저질렀지만 업무에서는 배제하지 않는 '제 식구 감싸기' 실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은행의 덮어 주기 징계 조치는 수사기관에 대한 고발(고소) 건수에서도 잘 드러났다. 횡령사고 186건 중 외부 수사기관에 고발(고소) 한 건수는 73건 (39.2%)에 불과 한 것이다.

타 업권과 비교해 고발(고소) 비율이 50% 미만인 경우는 은행권이 유일 했다. 솜방망이 내부징계에 이어 외부 수사기관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아 의도적인 봐주기 징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반복되는 은행권 횡령사건은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가 가장 큰 원인"

은행권에 대한 횡령사고는 어제 오늘 지적된 것도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5대 시중 은행장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입을 모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은행권 횡령사고는 해를 거듭해 발생하고 있고 개선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사고 규모와 횟수가 늘었다.

양정숙 의원은 "은행권의 부실한 내부통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는 국정감사는 물론 기회 있을 때마다 지적되었지만 개선은커녕 문제가 더 악화 되고 있다"면서 "은행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횡령사고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썩은 부위는 과감하고 확실하게 도려내야 새살이 돋아 날 수 있다"며 "금융권의 자정 노력과 자율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기회를 주었지만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제는 입법적 제도 정비가 필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정숙 의원은 지난 1월 금융회사 임직원이 5000만원 이상 횡령한 경우 해당 금융사 대표자의 직무를 6개월 정지하는 등 금융사 내부통제와 책임을 강화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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