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이뤄진 KB금융 회장 선정 절차에 아쉬움을 표했다. 타 금융사보다는 좋았으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 회장 승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 원장은 KB금융 회장 선정을 두고 "KB금융이 상대적으로 잘하려고 노력한 것은 맞고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그 정도면 괜찮은 거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하고 공론화를 통해 후보군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KB금융은 회장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했고 이런 점이 개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장 후보군보다 먼저 평가 기준을 확립하면 그에 맞는 다양한 후보를 모집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누구를 회장으로 선임하겠다는 의미의 관치가 아니라 금융사 경영 합리화를 위해 감독당국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올해 회장 선임이 예정된 DGB금융지주 이사회가 김태오 회장 3연임을 위해 내부 규정을 바꿀 것이란 시각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상황에서 현재 회장 연임을 위해 규범을 바꾸는 것은 게임 룰을 중간에 깨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DGB금융지주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장 나이는 만 67세로 제한돼 있다. 김 회장은 1954년생(만 68세)으로 현재 규범으로는 연임은 불가하다.

DGB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했으나 일각에서는 이사회가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해 연령 제한 규범을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 원장은 "DGB금융이 연임 관련 연령 상한을 개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합리적인 수준에 맞춰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지 셀프연임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은 오해"라며 "DGB금융이 그간 보인 노력을 생각하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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