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시작으로 총 4번의 회추위를 거쳐 9월 8일에 최종 후보자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20일 KB금융지주는 이날 회추위에서 경영승계절차 관련 회의를 열고 '회장 자격 요건'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결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렇게 되면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4연임 여부도 본격적인 갈림길에 섰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회장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윤 회장은 취임 직후 주전산기 교체로 낙하산 논란이 발생한 'KB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성공적인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KB금융의 '리딩뱅크' 타이틀을 이끈 공로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윤 회장이 올해 만 68세로 1회 더 연임이 가능한 만큼 일부 주주는 4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당국의 '입김'이 변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9일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에 대해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합리적으로 절차가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KB금융 회장 인선 절차가 업계 모범을 쌓는 그런 절차가 됐으면 좋겠다"며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도 잘 구성돼 있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을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이 원장은 KB금융을 콕 집어 말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은 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스케줄이 정해져 있고 개별적 스케줄에 대해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 받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윤 회장이 연임에 나설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란 해석이 달렸다.

윤 회장 연임을 배제하고 보면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허인, 이동철, 양종희 부회장이다. 허인 부회장은 KB국민은행장을 4년간 역임했다. 이동철 부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냈고 양종희 부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은 뒤 부회장직에 올랐다.

이들 '3인 부회장'은 윤 회장이 2021년 말 KB금융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사실상의 '포스트 윤종규'로 분류됐다. 특히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지난 2020년에도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양종희 부회장 역시 윤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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