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 제2본점. 사진=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제2본점. 사진=DGB대구은행

대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이 논란에 휩싸였다.

현지법인으로 사용할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최종 계약이 불발된 것인데 선수금으로 지급된 돈을 잃을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부동산을 소개한 현지 에이전트와 긴밀한 연락망을 구축하고 새로운 건물을 찾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5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법인 본점 건물 매입 건과 관련해 선지급한 선금 반환과 함께 대체 물건 매입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 캄보디아 금융당국과 국내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어 발 빠른 해결도 기대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현지법인 라인선스 취득 후 본점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은 2020년 5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지 에이전트와 중개인 계약을 체결하고 상업은행으로 전환 시 본점 건물로 사용하기 위한 부동산을 알아봤다.

에이전트가 소개한 건물은 캄보디아 정부 소유로 최종 계약까지 쉽게 성사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구은행 측은 선금으로 매입 금액의 60%인 1200만 달러(한화 130억원)를 전달했지만, 계약 체결을 앞두고 더 높은 가격을 부른 중국계 기업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캄보디아에서 정부 건물을 매입하는 절차는 비교적 복잡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표준화된 거래 절차가 없어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거래하는 게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또한 소유권 이전을 앞두고 캄보디아 정부가 매각을 승인해주는 공식 문서인 소저너(SOR JOR NOR, Principle Approval)를 발급해 주는데 이때 선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지만 캄보디아 부동산 거래 관행과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선금을 미리 지급했다는 게 대구은행 측 설명이다.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은 일단 본점 건물의 정상적인 매입이 결정될 때까지 지급금 전액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신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대안 물건을 찾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함께 진행 과정에 따라서 법적 대응도 진행하겠단 입장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외교 경로를 통해 정상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당 사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선지급된 자금 회수나 대체부지 매입 등의 정상화 방법이 우선돼야 하지만 경영진에 대한 책임 문제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 안팎에선 지배구조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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