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투자수요 증가와 함께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부담이 되고, 특정 지역에 공급이 집중될 경우 공실과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 KB경영연구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 KB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을 발간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발간되는 보고서로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주요이슈와 함께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여건과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담았다.

KB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21년에 코로나19 종식과 이후 국내외 경제 회복의 방향성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가 늘면서 크게 증가하던 상업용 부동산 공급은 2015년을 고점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20년 들어 투자수요 증가와 함게 건축허가와 착공면적이 다시 늘고 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다.

저금리, 유동성 확대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비대면 소비 확대와 근무형태 변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등은 임대시장에 미칠 영향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보수적 투자성향을 보이며 가급적 투자 위험이 낮은 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자산가치 높으나 공급과잉 불안


오피스 거래가격은 2020년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최근 5년 이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3분기 다수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 여의도 권역을 중심으로 준공되면서 서울 오피스 공급면적은 최근 3년 이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물량 증가로 수급 불균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황형 공실 우려도 점증하면서 오피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강남 권역은 신생벤처기업, 공유 오피스 등 꾸준한 신규 임차 수요의 유입과 삼성동 개발 호재로 서울 주요 권역 중 가장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들어 여의도 권역을 중심으로 파크원 타워 1·2, KB국민은행 신관 등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 신규 공급되면서 공실 또한 크게 증가했다. 4분기에도 포스트타워(구 여의도 우체국 빌딩)가 준공될 예정으로 여의도권 공실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전국의 상가 거래가격은 전년 평균 대비 4.6% 상승했으며,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상가 거래가 줄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투자수요가 증가하며 시장흐름이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가거래가 늘고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임대료, 공실 등 상가 임대 관련 지표들은 악화되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년 동기대비 0.9%p 증가한 12.4%,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6%p 증가한 6.5%를 기록했다.

상가의 경우 임대여건이 악화되고 투자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면서도 자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임대수익보다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수요의 유입이 많고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우량 자산에 대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거래가격 상승을 주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수도권 상가 건축허가면적은 3분기까지 전년 동기대비 19.2% 증가했으며, 착공면적도 1.3% 늘었다. 3기 신도시 조성이 본격화될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가 공급이 크게 늘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비대면·거리두기 경제영향 커져


지식산업센터는 2019년 12월 일몰 예정이었던 입주, 매매시 적용되는 세제혜택이 2022년 12월까지 연장되고, 대출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매매 규제가 강화된 다른 부동산과 비교해 차별화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016년까지 건축 승인을 받은 전국 지식산업센터가 총 774개소였으나 올해 7월 기준 누적 공급량은 1190개소로 증가하면서 지식산업센터 시장규모는 최근 4년간 53.7% 성장했다. 전국대비 수도권 비중은 80%에 육박한 상황이다.

호텔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초부터 올해 8월가지 외래관광객 수가 226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80% 감소했다. 관광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61% 감소했으며, 숙박업 생산성도 크게 악화됐다.

반면 부산·제주 등 지방 주요 관광지의 경우 오리혀 전년 수준을 웃도는 사례도 나올 정도로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세계관광기구가 실시한 설물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해외관광 반등 시점은 2021년 3분기로 예상하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시설은 유동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투자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신규 공급 물량 부담과 입지 여건, 시설장비 자동화에 따른 차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0년 53개소에서 연평균 5.9% 늘어 2019년에는 158개소까지 증가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추세로 2025년까지 32개소가 신규로 구축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주식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오피스 외 다양한 국내외 자산에 투자하는 5개 공모 리츠가 상장에 성공했다. 8월 말 기준 공모 리츠 시가총액은 약 1조8400억원 규모였으나, 9월말 3조1500억원, 10월말 3조2100억원에 이르면서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공모 리츠의 가격 상승폭은 미미한 상황이지만 낮은 가격으로 배당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경영연구소 김태환 연구위원은 "2021년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한해가 될 것"이라며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위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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