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택배기사 사망 사건에 CJ대한통운이 결국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박근희 부회장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서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로젠택배 지점에서 일하던 40대 택배기사가 갑질과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택배기사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택배기사 고용 형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환노위 국감에서 양이원영 의원은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40대 후반 택배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고인은 과도한 권리금을 내고 일을 했고 차량 할부금 등으로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됐다”며 지입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입제란 택배사가 화주로부터 수주 받은 물량을 계약대리점에 위탁하고 대리점은 화물차를 소유한 차주에 재위탁하는 형태다. 이로 인해 차주(택배기사)가 대리점에 국가시험비, 번호판은 물론 권리금까지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인 지입제 택배기사는 과로사 원인으로 떠오른 장시간 공짜 분류 작업으로 인해 하루 13시간 쉬는 날 없이 일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과로에 노출돼 있다.  

실제 CJ대한통운, 한진, 로젠 등 주요 택배사들 모두 택배 인력의 대부분을 이런 지입제 기반의 기사들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쿠팡은 택배기사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문제가 되자 자사는 지입제가 아닌 배달인력을 직고용해 운영하고 있어 근로환경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의 배달인력인 쿠팡친구는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4대보험은 물론 차량, 핸드폰과 통신비 등을 제공받고, 월급제로 일하고 있다. 또 이들은 주 5일 52시간 근무를 지키며, 연차휴가 등도 제공돼 구조적으로 장시간노동과 과로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 

지입제의 문제점은 과로에만 머물지 않는다. 개인사업자로 운영되는 특성상 불안정한 수입과 권리금, 갑질 불합리한 관행도 남아 있다.  

이처럼 기존 택배사들의 지입제 방식이 택배근로자 과로사의 중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환노위 국감에는 택배근로자 사망과 관련이 없는 쿠팡 물류센터 임원만 증인으로 채택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근로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쿠팡과 같이 직고용을통해 회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재벌택배사들이 쿠팡처럼직고용을 통해 운영을 할 경우 4대보험을 비롯 인건비가 급증해 꺼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직고용을 통해 주5일제를 지키고 있는 쿠팡을 모범사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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