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 치불랴 시인(왼쪽)과 니콜라 마티외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알렉산드라 치불랴 시인(왼쪽)과 니콜라 마티외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2019서울국제작가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연일 작가들과 만남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1일 ‘작가들의 수다’에서 ‘미학과 글쓰기’라는 주제로 작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날 주제에는 서로 다른 나라의 작가 러시아 알렉산드라 치불랴 시인과 프랑스 작가 니콜라 마티외, 그리고 한유주 작가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의 사회는 강동호 작가가 맡아 진행했다. 강동호 작가는 “3명의 각기 다른 나라 소설가가 서로 만나 작가의 관념이 만나면서 새로운 탄생될 문학을 이야기한다. 글쓰기와 미학은 무엇인가에 대해 작가들에게 들어보겠다.”며 시작을 알렸다.

먼저  한유주 작가는 자신의 신작 ‘연대기’에 수록된 작품을 낭독하며 말을 이었다. 한 작가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말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를 인용하며, 과거 자신의 뜻에 닿을 수 없었던 언어의 한계에 대해 고민했던 반면 최근에는 새로운 변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유주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한유주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그러면서 한 작가는 “문학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저는 ‘문학이 없음’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은 제 소명이 다해서 이상적인 상태로 화하며 ‘무’의 상태 그러니까 ‘없음’의 상태에 도달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자연재해와 인재로 인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그로 인해 친구와 가족, 동물의 죽음을 겪으며 어떤 죽음도 용납할 수 없음을 느꼈다. 이러한 상황을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작가는 지금까지 형식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형식을 넘어 프로파간다 형식이 아닌 진정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어 니콜라 마티외 소설가는 자신의 작품 ‘그들 위에 남겨진 아이들’을 낭독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니콜라 작가는 “이 작품이 비속어와 거친 언어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작가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 날것인체로 거친 언어를 사용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하며 문학적 언어에 대해 소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자연스러운 것이 오히려 미학적인 글쓰기의 방법이라 역설했다. 

사회를 진행하는 강동호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사회를 진행하는 강동호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강 작가는 미학적 문학이 사회 참여적 문학과 결합될 수 있는가를 질문했다. 이에 니콜라 작가는 “결합이 아니라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짚었다. 니콜라 작가는 “문학은 결국 독자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독자의 감동을 주기위해 형식적 탐구가 필수적이다. 단어의 선택과 통사가 독자의 감정을 일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작가는 소설을 쓸 때 “형식과 언어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자신만의 문체와 통사는 결국 전통적인 엄숙한 글쓰기의 틀을 깬다.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글을 쓰는 작가는 결국 한쪽을 결여해 글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는 과감히 틀을 깨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이것이 오히려 미학적인 글쓰기이다.”라고 설명했다. 

니콜라 마티외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니콜라 마티외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마지막으로 알렉산드라 치불랴 시인이 대화를 이어갔다. 특이하게도 작가의 시는 제목이 없다. 이미지들이 가득 들어찬 시집에는 감각적이며 풍부한 감성을 주는 이미지만이 차 있는 것이다. 강 작가는 시인만의 글쓰기 루틴에 대해 물었다. 이에 알렉산드라 시인은 자신의 시가 “일상적인 루틴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를 쓰는 형식과 목적이 항상 바뀌어 왔다. 그래서 마음이 자유롭게 되어야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드라 시인은 “과거에는 함축적 의미를 담은 시를 주로 다루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방식이 사물의 표현에 있어 불투명하다고 인식했다. 또 인용과 비유들은 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시를 직관적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를 직관적으로 쓰면서 시가 투명해진 것 같다. 그래서 직관적인 시, 투명한 시를 쓰며 이렇게 다양하게 변화하는 방식이 저의 시를 쓰는 방식으로 작동하곤 한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라 치불랴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알렉산드라 치불랴 작가이다.(사진=오원숙 기자)

이날 작가들은 자신이 쓰고 있는 방식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나누었다. 또 참관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형식의 글쓰기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방식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형식의 파괴는 비단 예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에게도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 틀의 파괴이다. 형식의 파괴와 자유로운 사고가 미래의 보나나은 삶을 개척해 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