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나경 기자)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나경 기자)

지난 2008년에 결성된 한·중·일 문인들이 모이는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이 10년 만에 한국에서 재개했다. 2년 마다 열기로 한 포럼이 2008년 서울 1회를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문제와 한국과 중국의 사드 문제 등으로 지금껏 개최가 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2018 한중일 동아시아 문학포럼’이 재개 된 것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진행됐다. 주제 “21세기 동아시아문학, 마음의 연대 : 전통, 차이, 미래 그리고 독자”로 열띤 토론의 장이 되었다. 18일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2일째 포럼에서는 문학의 미래와 독자의 역할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에 열린 “미래”라는 섹션에서는 방현석, 최은영 한국작가와 레이핑양과 푸웨후이 중국작가, 그리고 나카무라 후미노리, 우에다 다카이로 일본작가가 참여했다.  “미래”라는 주제의 사회는 강영숙 작가가 진행했다.

최은영 작가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최은영 작가이다.(사진=김나경 기자)

먼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포문을 열었다. 후미노리는 “소설이 타인의 인간 내면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미디어다.”라 말했다. 그리고 “문학은 타인의 내면을 깊게 읽어낼 수 있어, 타인을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미노리는 “국가 간 문학적 연대가 국경을 넘고 사람과 사람을 포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했다.

최은영 작가도 의견을 같이 하며 자신의 작품 “씬짜오, 신짜오”를 비유하며 말을 이었다. 소설 “씬짜오, 신짜오”는 “안녕, 안녕”이란 베트남 어이다. 독일에서 이웃으로 만난 한국인 화자의 가족과 베트남 투이의 가족이 만난다. 그러나 먼 나라의 베트남 전에 대한 기억이 없는 화자다. 그렇지만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화자는 “한국인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말에 분위기가 무겁게 바뀐다.

이는 베트남전쟁으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인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두 가족은 서로 대화가 없어진다. 상처를 남기고 독일을 떠나는 화자가 투이에게 “몰라서 미안했다”라는 사과만을 어렵게 건넨다. 시간이 지나 다시 찾은 독일에서 투이의 어머니와 인사하는 “씬짜오, 신짜오”라며 말을 반복하며 만난다.

최 작가는 한국군이 베트남 전쟁으로 만행을 저질렀던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로 상처의 고통이 사라질 수는 없다. 그러나 문학을 통해 역사에 대한 바른 성찰 및 반성과 마음의 연대를 이루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방현석 작가도 동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남과 북의 문제를 얘기했다.

심보선 시인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심보선 시인이다.(사진=김나경 기자)

방 작가는 내면의 이해가 없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분쟁과 폭력, 테러와 학살 등이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본 것이다. 또 남과 북의 문제도 서로 문학적 교류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의 작가들 작품이 교류를 통한 내면의 이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독자’라는 다른 측면에서 문학을 살폈다. 심보선과 김금희 한국 작가와 쉬쿤과 왕웨이롄 중국작가, 그리고일본의 시바사키 도모카, 시마모토 리오 작가가 참여했다. ‘독자’에 대한 사회자로 박정원 작가가 진행했다.

심보선 작가는 작품을 내지만, 결국 이해를 하고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시바사키 도모카 작가는 작품이 독자의 손에 가야 생명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심보선 작가는 자신을 독자들은 항상 놀라게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표현에 관해서나 평론에 대한 내용이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에서 질문이나 평가가 온다고 말했다. 역시 독자의 해석과 관점에서 작품이 다시 태어남을 알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자는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존재”라 말했다.

이날 작가들은 이러한 의미로 작가는 “작품을 출간할 때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것을 해석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 정의를 내렸다. 그러면서 심 시인은 독자를 보면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너무 많다.”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시바사키 도모카는 자신의 작품이라도 자신이 잘 알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독자가 해석한 것이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글은 집필자의 생각을 주입할 수 없다. 다만, 최대한 가까이가지만, 결국 독자의 해석에 따라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 말했다.

김금희 작가이다.(사진=김나경 기자)
김금희 작가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이날 ‘미래’와 ‘독자’ 두 섹션에 대한 한·중·일 작가들은 대화와 토론을 진행했다. 문학을 통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를 하였다. 그러면서 3국이 더욱 활발한 문학교류를 통한 발전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말을 끝으로 이날 포럼이 마쳤다.

이날 문학포럼이 앞으로 3국이 서로 좀 더 깊이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한편 이날 ‘2018 한중일 동아시아 문학포럼’포럼은 조직위 주최로 교보문고,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 주관으로 이루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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