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창조’ 1919년 2월에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종합문예 동인지이다. 동인지는 시 70여 편, 소설 19편, 희곡 4편, 평론 16편, 번역시 49편이 발표되며 1921년 5월 통권 제9호로 종간된다. 뒤이어 나오는 ‘폐허’, ‘백조’ 등으로 근대문학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 최초 문예지가 탄생한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되었다. 100주년을 기념하는 ‘문예지 100주년 공동 심포지엄’을 열려 문예지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을 지난 3일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가졌다.

문예지 최초 창간 이후 문예지의 변천사와 다양성, 미적인 감각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미래의 문예지의 방향성에 대해 연구 발표되었다. 주제의 발표는 문예창작학회와 픽션논픽션학회, 문예커뮤니케이션 학회가 맡았다.

이승하 교수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이승하 교수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이승하 문예창작학회장이 첫 발제로 ‘한국정치사에 발을 맞춘 한국 문예지의 100년 역사’라는 주제로 문예지 변천사에 대해 발표했다. 근·현대사의 격정의 사건 속에서 문예지는 변화하며 사회 정서와 결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20년대를 출발로 문화를 통한 정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많은 문예지들이 초기에는 쏟아져 나왔다. 이후 일제의 탄압에 못 이겨 자진 폐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복 후 문예지들은 생명력을 보이며 다시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전쟁 중에도 문예지가 출간되었다고 전했다.   

이후 군부 정권이 들어서며 언론은 많은 탄압을 받았다. 특히 1980년 전두환 정권은 언론을 통폐합한다는 구실로 172개 정기간행물을 폐간시켰다. 그러나 언론의 탄압을 피해 간행한 무크지의 전성시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이 시기에 순수문학과 실천문학을 지향하는 문예지가 대립했다.

문예지가 대립을 통해 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오히려 많은 문예지의 몰락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일어났다. 1990년 들어서며 독서인구가 현격히 줄어버린 것이다. 이승하 문예창작학회장은 문예지가 독자의 관심이 갈 수 있도록 변모를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강민 문화평론가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최강민 문화평론가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이어 ‘전후 66년 메이저 문예지의 공과’라는 주제로 문예창작학회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문예지를 평가했다. 한국전쟁이후 문예지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나뉘어 졌다고 말했다. 보수우파 문예지로 ‘현대문학’ · ‘문학과 지성’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진보좌파의 문예지는 ‘창작과 비평’이 있다며 문예지의 성격을 구분했다.

최 평론가는 보수우파의 문예지에 대해 “1950년대 이후 친일문인들이 순수문학을 주장했다. 문학에 정치적 색이 들어가면 안 된다.”며 친일문인들이 주장했다. 자신들의 친일복무를 들키지 않기 위한 방패막이로 사용했다. 그러며 순수문학을 내세우며 문단 지배 권력을 위해 ‘현대문학’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대문학’이 문학상과 추천 제도를 만들며 문단 지배 권력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전·후 문학 제도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는 공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1970년에 4·19세대 김현 평론가에 의해 창간된 ‘문학과 지성’에 대해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기본적으로 ‘현대문학’과 같은 계열이라 말했다. 그러나 4·19 세대답게 더 진보적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문학과 지성’이 엘리트 문화주의를 이끌며, 서구이론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평했다. 

보수우파에 반해 진보좌파의 문예지로 1966년 ‘창작과 비평’이 백낙청 문학평론가에 의해 창간된다. ‘창작과 비평’은 참여문학과 민족문학을 주창했다. 진보좌파의 문예지로 활동을 하던 지난 2015년 신경숙 표절사건을 옹호한다. 이때 ‘창작과 비평’은 진보좌파 문예지로써 타격을 입는다. 최 평론가는 ‘창작과 비평’도 엘리트 문화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예지의 변화가 있어야 할 중요한 시기라 말했다.

이현정 시인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이현정 시인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이어 발표된 ‘한국 문예지의 최근 변모양상과 미학적 구조 연구’라는 주제를 픽션논픽션학회 이현정 시인이 발표를 이어나갔다. 이 시인은 최근 미적 감각이 뛰어나게 출간되는 문예지를 예로 들었다. 기존 출판의 변신을 꾀하는 littor, Axt는 독자 접근방식을 달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독립 문예지 be:lit과 더 멀리, 베개, 젤리와 만년필 등은  기존의 문예지와 차별적인 미적 디자인이나 독자에게 편리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예지들이  현대 사회 환경에서 독자의 시선을 끌고 쉽고 감각적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이다.(사진=김규용 기자)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이다.(사진=김규용 기자)

‘독립 문예지 속성과 모델 연구 : 2019년 국내 독립 문예지 활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문예커뮤니케이션 학회소속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가 발표에 나섰다. 시대적 환경에 맞는 콘텐츠 환경,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에 맞춘 문예지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콘텐츠 생태계 변화를 이끈 SNS 및 스마트 폰에 주목했다.

이러한 디지털 문화는 문예지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예지 소비의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또 구독시스템도 변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예지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활동도 디지털 문단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립문예지가 최근 텀블벅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쇄비는 충당되지만, 인건비와 원고비용 등을 충당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 대표는 구독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문학소비 방식이 디지털로 변모한 것을 들었다. SNS나 메일링을 통한 구독방식인 것이다. 시대적 흐름을 보아 이러한 소비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봤다. 그 일예로 메일링 구독방식으로 전환한 ‘일간 이슬아’를 들었다.

공병훈 교수이다.(사진=김규용 기자)
공병훈 교수이다.(사진=김규용 기자)

총제적인 내용으로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공병훈 교수는 ‘문예지에게 바란다.’란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뉴스페이퍼와 같이 249명의 독자 설문조사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했다. 설문조사의 93%가 문학창작자였다. 이러한 점을 짚고 문예지가 대중에게 무관심한 것이라 말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창작자가 답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말했다. 설문조사에서 문예지의 역할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한 조사 자료는 “창작 활성화 63.0%, 문학창작 다양성 58.8%, 창작자 원고료 지급, 신입 작가 발굴이 각각 56.4% 순으로 복수응답 했다고 밝혔다. 이런 조사를 바탕으로 문예지가 문단을 이끌어 간다고 참가자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독자와 창작자와 문예지의 소통관계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대답이 59.8%와 54.4%가 나와 소통의 필요성이 요구됐다. 또 사용자가 참여하는데 적합한 방안으로 웹진 형식의 출간이라는 답변이 47.64%로 답했다고 말했다. 공적부분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한 문예지 서비스 확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전자책, 웹진만으로 출간되는 문예지 지원 기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예지와 독자와의 소통.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이날 행사는 2019 문학주간 행사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했다. 또 뉴스페이퍼에서 주관하며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문예창작학회, 픽션논픽션학회가 참여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문단의 문예지의 역할과 중요성은 인식되었지만, 독자에게 외면 받는 현실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문단 내 권력으로 행사했던 과거 문예지를 독자가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은 과거만큼 어리석지 않다. 현대사회는 대부분 고학력자이다. 이미 일반인이 이미 기존의 지식인이라 자부하던 문인들만큼 시대를 읽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제는 사회문화를 이끌어가는 문단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