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쿠팡이츠가 출현했을 때 사람들은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점유율 하락을 예상했다. 심지어는 요기요가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은 쿠팡이츠에 시장을 뺏기며 사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출현한지 3년이 지나도록 쿠팡이츠는 2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3위에 머물러 있다. 세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보지 못하고 적자를 냈다.

이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식되며 배달앱 이용자 수가 급감하는 등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 배달앱 3사는 '생존'이라는 또다른 위기에 직면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쿠팡이츠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3위 머물러...요기요, 배달의 민족도 '계속 위기'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사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약 3500만명으로 집계됐다. 

배달의민족이 2070만명으로 1위가 굳건했고, 요기요가 888만명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쿠팡이츠는 568만명이었다. 이에 따른 배달앱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7.7%, 요기요 24.7%, 쿠팡이츠 17.5%로 배달의민족이 1위, 요기요가 2위, 쿠팡이츠가 3위를 기록 중이다. 마치 위나라(배달의 민족), 오나라(요기요), 촉나라(쿠팡이츠)를 보는 듯하다.

쿠팡이츠가 처음 등장할 때 요기요 위기론이 확산됐다. 쿠팡이츠는 無 최소주문금액과 無 배달료를 내걸고, 30분 이내 로켓배달을 강조하며 2019년 5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커머스 부문에서 압도적 1위 회사의 자회사여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았고, 초창기 강력한 런칭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배달앱 시장을 장악할 듯한 포스를 뿜어냈다. 

쿠팡이츠는 국내 최초로 하프스택(Half-stack) 모델을 도입했다. 음식 제조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모두 본사가 관리하는 모델이다. 쿠팡이츠가 직접 배달원을 지정해 동선을 확인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음식 배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높아진 가맹점 수수료 문제와 점유율이 높아질 수록 할인쿠폰 혜택이 줄어들고, 쿠팡이츠 특유의 시스템으로 인해 높아진 배달비 등의 문제가 쿠팡이츠를 잡았다. 지난해 ‘첫 주문 시 10,000원 할인 쿠폰 발급’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던 쿠팡이츠는 작년 11월 대비 올해 4월 7.2%의 설치기기수 증가율에 그쳤다.

쿠팡이츠는 배달통을 누르고 배달앱 3위까지는 올랐지만 요기요를 넘지 못했고, 지난해 5958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35억 원의 적자를 냈다.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였던 요기요는 오히려 선전하며 점유율을 늘렸다. 2021년 17.9%로 추락했던 시장점유율을 24.7%로 끌어올렸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각각 빠른 배달, 한 번에 한 집 배달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반면 요기요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유료 멤버십 요기패스인데, 정기할인 구독 서비스에 제휴사 할인 혜택을 결합해 선보인 배달앱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다. 요기패스는 지난해 11월 출시 후 3월까지 누적 가입자 90만 명을 돌파했다. 또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로 출혈경쟁을 벌이는 동안 요기요는 이 트랜드를 쫓지 않았다. 

이는 요기요가 배달앱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데 기여했다. 요기요는 지난해 GS리테일 컨소시엄에 인수되기 이전 매출이 2300억원(2019년)에서 3530억원(2020년)으로 올랐고, 같은 기간 상각 전 이익(EBITDA)은 -600억원에서 47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요기요가 2위를 지켜내고는 있지만 쿠팡이츠가 지속 성장하면서 2위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팩트다.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도 이대로 있으면 안된다는 반증이다. 

1위인 배달의 민족도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가장 먼저 배달앱을 만들어 시장을 장악한 덕에 꽤나 압도적 수치로 배달앱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속된 출혈경쟁으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조87억원의 매출(연결 기준)을 올렸다. 1년 전보다 94.3% 증가했다. 7년 전인 2014년(290억원)과 비교하면 69.2배에 달한다. 그동안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덕을 봤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로 배달특수가 벌어지는 지난 3년간 연속 적자를 냈다. 20199년 364억원 2020년 112억원, 2021년 756억원에 이르렀다. 배달원에게 지급한 배달비용 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다. 정작 플랫폼을 제공한 배달의 민족은 돈을 못 벌고, 배달원들이 배를 불렸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등 나름의 대처를 하고 있으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상황타개가 쉽지 않다. 


배달시장 호황기에도 적자냈는데 배달앱 이용자 '뚝'...생존경쟁 시작됐다


배달앱 3사가 천하통일을 하지 못하고 출혈경쟁을 이어가는 동안 배달시장 최대 호황기는 지나가 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식이 늘어나면서 배달앱 이용자 수가 대폭 줄어드는 추세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사용자 수(MAU)는 3월과 비교하면 배민과 쿠팡이츠에서 각각 사용자 60만 명이 줄었고 요기요에선 88만 명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각 배달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요기요에선 올해 100만 명 이상 사용자가 줄었고 쿠팡이츠 사용자 감소는 200만 명, 배민도 55만명이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 4월 주요 외식 브랜드의 플레이스 지수는 ‘위드코로나’가 시행됐던 작년 11월에 비해 적게는 7%에서 많게는 30% 이상 증가했으며, 5월 들어서도 식당 방문 고객의 증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단건 배달 등으로 배달비가 너무 높아져 버린 것도 소비자들의 배달앱 이용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5000~6000원이 넘는 배달비가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그냥 배달 안시키고 포장해서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배달비 수수료에 대한 부담감으로 배달 서비스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업주들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급증이라는 특수를 맞을 때 한푼이라도 돈을 벌어야 했지만 출혈경쟁으로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 특수는 끝나버렸다. 전체적인 배달 시장 파이는 줄어들고 있는데 돌파구는 좀처럼 보이질 않는 형국이다. 배달앱 3사는 신사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생존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배민스토어’를 운영하는 한편, ‘배민쇼핑라이브’와 ‘B마트’, 전국 맛집 배송 서비스 ‘전국별미’, 유명 식당들의 인기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든 ‘배민의 발견’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 8월 약 6개월 간의 매각 작업 끝에 GS리테일과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3자 컨소시엄 품에 안겼다. 이후 지난달 매각 거래가 완료되면서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바꾸고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 도약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GS리테일 등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무기로 삼을 계획이다. 요기요는 음식 외 생활용품과 뷰티, 반려동물 상품 등으로 배송 품목을 늘리며 생활 플랫폼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원(라이더)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단건배달에 이어 식품·생필품을 즉시 배달해주는 ‘쿠팡이츠마트’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지역에 한정됐던 서비스 지역을 강동, 역삼으로 확대했다.쿠팡이츠는 2분기부터는 주류 배달까지 추가하면서 지속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배달앱 관계자는 "코로나19 시절에 수익을 냈어야 했는데 라이더 챙겨주고 출혈경쟁을 벌이느라 그러질 못했다"며 "이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전체적인 파이마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전에는 경쟁자를 찍어누르기 위한 경쟁이었다면 이젠 생존을 위한 경쟁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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