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본사.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본사.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틀 만에 새로운 역사를 기록 중이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기준 금융주 대장으로 등극하고 이 날은 시가 총액 10위 권에 진입했다. 투자자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지만 급상승한 주가는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카카오뱅크, 금융주 대장 넘어 시총 10위권도 위협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12.46% 상승한 7만8500원에 마감했다. 공모 가격이 3만9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는 2배 이상 뛰었다.

카카오뱅크의 주식시장 영향력도 커졌다. 시가총액은 약 37조2954억원으로 셀트리온을 제치고 시총 9위에 안착했다.

이제 다음 목표치는 현대차다. 시총 10조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지금 같은 기세면 현대차도 순위에서 밀릴 수 있는 사정권이다.

상장 전까지 카카오뱅크에 대한 논란은 적지 않았다. 적정 주가를 산정하는데 있어 거품이 있다는 의견과 혁신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부류로 갈라졌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모두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너무 빠른 오름세는 실망감에 낙폭도 커 일반 투자자의 손실도 우려된다.

일단 카카오뱅크 주가는 공모 당시 PBR 3.3배로 4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을 포함한 평균 PBR인 0.39보다 약 8배 높았다.

현재 주가에서 계산했을 경우 카카오뱅크의 PBR은 11.28로 은행주 수준으로 이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도 매수 의견보다는 중립, 더 나아가 매도 의견을 내는 곳도 적지 않다.

SK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PBR을 기록한 종목이다. 성공적인 디지털 금융플랫폼 등 카카오뱅크를 칭찬할 만한 포인트는 다양하지만, 문제는 벨류에이션”이라며 “기존 금융주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향후 카카오뱅크의 적정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K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의 적정 PBR로 5.45배를 예상했다. 증권사 보고서 중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인데 현재 성장세는 과열이라는 진단을 내린 셈이다.


카카오뱅크, 플랫폼이 갖는 경쟁력은 인정


카카오뱅크가 가진 잠재력은 은행 산업을 뒤바꿀 힘을 갖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과 연결한 금융서비스는 언택트 환경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설립 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시장 예상보다 빠른 추세를 보이면서 2021년 1분기에는 4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총자산도 28조6000억원, 대출금 22조4000억원, 예수금 25조4000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따돌렸다.

이와 같은 성장 배경에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카카오의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결과다.

또 설립 초기부터 빠른 증자와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한 외형 확장 정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부동산 열풍과 20·30세대의 영끌도 카카오뱅크를 성장시킨 원인 중 하나다.

무엇보다 운영해야 할 지점이 없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1990년대에는 점포망이 약한 은행들이 벨류에이션 상 감점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된 지금은 오히려 점포가 없는 것이 강점이다.

점포망이 없어서 가장 유리한 점은 판관비가 적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2021년 3월 말 현재 카카오뱅크의 총 임직원 952명인데, 인원당 은행자산은 301억원으로 4대 은행 평균치인 291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언택트 금융회사의 약점은 고객에게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수수료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일반 금융회사가 지출하는 점포/인력 유지비용 대신 고객들의 수수료를 대신 내주는 정책으로 상쇄하고 있다.


일단 이용하게 한 뒤 수수료는 나중에…시장지위 악용 우려돼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영업 정책 변화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예로 카카오 계열사 중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 우위를 이용해 요금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사용자 측면을 고려했다는 설명이지만 결국은 고객들에게 비용 부담을 떠넘기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경우 현재 이체 수수료 및 현금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없앨 수 있다. 이 부분은 카카오뱅크가 한시적으로 면제해 준 것으로 눈치를 보며 연장하고 있다.

이미 신용대출 부분에선 금리가 가장 낮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 1~2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는 연 3.62%다.

국민은행이 3.30%, 우리은행 3.27%, 하나은행 3.14%, 신한은행 2.94%로 4대 은행보다 높다.

지난해 6월 카카오뱅크의 신용 1~2등급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3.04%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금리를 대폭 올린 것이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 억제를 밝히면서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한도를 줄이고 신용대출 금리를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결국 피해는 서민들에게 돌아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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