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앞으로 이틀 남았다.

일단 은행 안팎에선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단, 임기에 대해선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5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추위에 앞서 손태승 회장과 사외이사 6명은 화상회의를 통해 두 차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1차 화상회의는 지난 2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회의는 오는 4일 열릴 예정이다.

이번 화상회의는 코로나19로 해외 체류 중인 이사를 배려한 것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6명 중 전지평, 첨문악 이사는 외국인이다.

일단 사외이사들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경영 능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연임 기류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단, 임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경우 2020년 3월 은행장 후보로 선정되면서 임기 1년을 부여받았다. 시중 은행장보다 임기가 짧은 이유는 임기 동안의 경영성과를 본 뒤 연임과 함께 잔여 임기도 확정하겠단 의도다.

우리은행은 초임 은행장의 경우 최대 3년까지 임기를 보장해준다. 따라서 권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최대 2년까지 임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사외이사는 권 행장의 2년 임기 부여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DLF 사태와 라임펀드 부실 판매 등을 빠르게 수습한 리스크관리 능력은 인정하지만, 영업실적이 아쉽다는 후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과거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을 만큼 탄탄한 영업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금융지주들이 M&A로 몸집을 불리며 세를 불리면서 우리은행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특히 2020년 실적만 놓고 봤을 때 국민, 신한,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농협은행 실적에도 뒤처졌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리스크관리 능력보다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더 중요하게 본다”며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실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은행 실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임기와 상관없이 올해 무조건 영업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거점점포 내 영업점 4~8개를 그룹으로 묶는 ‘같이그룹(VG)’을 시행 중이다. 일명 허브앤스포크 전략인데 영업 체계를 바꿔 반등을 노리겠단 심산이다.

권 은행장은 새로운 영업 전략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직접 지방점포를 돌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편 권광석 은행장 임기와 관련해 외부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농협금융을 상대로 자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유는 2017년부터 농협은행과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저축은행, 농협캐피탈 등 5개 자회사의 대표이사 임기를 1년으로 통보했는데, 초단기 인사 방식이 단기성과에만 치중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종합감사를 앞둔 만큼 금감원이 똑같은 사유로 자회사 임기를 들여다볼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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