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전쟁이 종결됐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일 하루를 앞두고 두 회사가 합의한 것이다.

일단 모두 패자는 없다는 분위기지만 투심의 방향은 달랐다.

12일, 합의 후 열린 주식시장에선 SK이노베이션이 더 이득이 크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일대비 12.39% 상승 중이다. 장중 한때 28만2000원을 터치하며 18.49%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선 LG 측에 전달해야 할 2조원의 합의금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게 투자자를 불러모았단 분석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목표 주가도 상향 조정됐다.

유진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를 40만원으로 잡았다. 키움증권도 목표가를 34만원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중립이란 표현을 썼지만 SK이노베이션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인정했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애널리스트는 “현금 1조원과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 1조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합의한 점은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특허 소송 종료로 SKIET IPO의 큰 걸림돌이 사라졌고 구주 매출을 통해 약 1조원을 확보함으로써 합의금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합의금 확정으로 S&P와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락 가능성도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앞으로 늘어나게 될 2차전지 투자금에 대한 구체적 자금 조달 방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사가 배터리 전쟁에서 SK이노베이션을 더 응원하는 이유는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화학의 시총은 57조원, 삼성SDI는 46조원인데 반해 SK이노베이션의 시총은 22조원에 머무르고 있다.

그동안 주가 상승이 더딘 이유는 소송과 관련된 불확실성 때문에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사업의 지분매각 및 업황 회복 둔화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애널리스트는 “합의를 통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재무부담 및 자회사 지분 희석 우려는 남아있다”며 “정유, 화학 등 기존 사업도 개선이 이뤄져야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 규모는 약 12조원, 부채비율은 160%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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